상반기 누적순이익 7503억 ‘깜짝실적’ 대손충당금 적립액 줄고 이자이익은 증가 국민연금·우리사주 지분 매입 긍정적

우리은행이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내놓으면서 연내 민영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국민연금과 우리사주 등의 지분 매입소식으로 주당 1만원대를 회복한 우리은행은 실적발표 후 추가 주가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도 이르면 내달 말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인만큼, 민영화를 위한 매각 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높은 실적을 바탕으로 얼마나 많은 투자자를 유치하느냐 따라 5번째 매각작업의 성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순익은 늘고 건전성은 개선되고…= 우리은행(은행장 이광구·사진)은 올해 2분기에 307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이 75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보다 809억원(35.8%),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서는 2334억원(45.2%) 증가한 수치다. 우리은행의 상반기 실적이 좋아진 것은 지난해보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크게 줄어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상반기에 성동조선과 SPP조선, 대선조선, STX조선 등 조선 4사의 부실로 대손충당금을 6911억원 쌓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4307억원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보다 26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충당금 환입의 영향도 컸다. 양재동 파이시티(324억원), 르네상스호텔)(271억원), 베트남 랜드마크타워(179억원) 등 그동안 매각이 지연됐던 자산들이 매각이 성사되면서 비용도 상쇄됐다.

이자이익도 증가했다. 대출이 1.6% 늘어나면서 이자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713억원 증가한 2조488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기준금리가 떨어졌지만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2분기와 동일한 1.42%를 유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2%로 지난해 말보다 0.25%포인트 떨어졌다. 조선 4사를 제외하면 1.06%로 0.09%포인트 내려갔다.

연체비율은 0.57%로 지난해 말(0.82%)보다 0.25%포인트 개선됐고,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140.0%로 지난해 4분기(121.5%)보다 18.5%포인트 올라갔다. ▶매수 나선 국민연금ㆍ우리사주= 최근 국민연금과 우리사주가 잇따라 우리은행 지분 매입에 나선 것도 우리은행 매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금이 저가매수 기회로,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도 지난 5일 우리은행 지분 5.01%를 보유 중이라고 공시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해 말 2.5%까지 지분율을 낮췄지만, 올 들어 우리은행 주식을 다시 매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서 국민연금은 배당투자의 큰 손으로 통한다. 국민연금이 매입한 주식은 그만큼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과 향후 우리은행 민영화 등을 통한 잠재가치에 대해서 호의적인 전망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우리사주도 세번째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지난 5~7일 직원들로부터 자사주 매입 신청을 받았다. 당초 이틀만 신청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연장 요청이 쇄도해 하루 늘렸다는 후문이다.

총 신청액수는 300억원이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주가는 주당 9600~9700원선으로, 1만원대 이하로 떨어진 주가 부양과 향후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결과란 평가다. ▶이광구 효과…이르면 내달 민영화 공고= 정부의 매각작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공적자금 회수극대화’에서 ‘조기매각’으로 우리은행 매각 방침을 선회하면서 빠르면 내달 매각 공고가 나올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에도 2주 연속으로 매각심사소위를 여는 등 지분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위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51%의 지분 중 30~40%를 4~10%씩 쪼개 파는 방식의 과점주주 매각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유럽ㆍ미국ㆍ중국 등지의 다수 투자자들이 지분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실적발표로 투자자유치에 힘을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광구 행장이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직접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설명회(IR)에 나서면서 우리은행 주식 외국인 보유율은 연초 20%에서 현재 25%까지 확대됐다. 올해 첫 거래일 8600원이었던 우리은행 주가도 19일 종가기준 1만200원으로 19% 뛰었다. 외국인 누적 순매수 금액은 3000억원 규모로 증시에 상장된 금융주 중 최대 규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이 우리은행을 매각해야 하는 골든타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으로 매각에 실제로 참여할 유효 투자자가 어느 정도 확보되면 곧바로 매각 방안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