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종현 선대회장-최태원 現 회장

울산시민과 代이은 약속지킨 신뢰경영

최종현 선대회장은 경영에 참여한 1960년대부터 “기업은 경영활동에 있어 환경오염이 없도록 해야 할 사회적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천명해 왔다.

선대회장의 ‘친환경 경영’ 의지는 울산을 친환경 도시로 바꿔 SK㈜(현 SK이노베이션)를 세계적 에너지기업으로 키우는 데 도움을 준 울산시민에게 보답하는 결과물로 이어졌다.

울산 옥동 울산대공원<사진>이 그중 하나다. 공원 부지는 363만㎡ 규모로, 110만평에 이른다. 울산시민 110만명이 1인당 1평씩 공원을 소유했다는 의미라고 한다.

공원은 무척 넓었다. 공원을 모두 둘러보려면 도보로 2시간 가까이 걸린다. 공원 주변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아파트촌이 둘러싸여 있다. 시내 한복판에 큰 공원이 생긴 것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선대회장은 한국에도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시내 한복판에 멋진 공원을 조성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나중에 출신학교인 미국 시카고대 은사들과 교우들을 불러 ‘이 공원이 내가 경영하는 기업에서 만든 것이라고 자랑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SK가 10년에 걸쳐 1020억원을 투자해 울산대공원을 만든 뒤 울산시에 기부체납하기로 결정한 것은 1995년이었다. 선대회장은 공원을 지어달라는 심완구 당시 울산시장의 제의를 받고 “1년에 100억원씩 10년을 모아 공원을 짓겠다”고 했다.

울산대공원 건설을 위해 SK는 1997년 기공식을 가졌다. 하지만 같은 해 ‘IMF 외환위기 사태’가 터지면서 비사업성 투자 금액이 축소됐다. 당시 병상에 있던 선대회장은 “약속은 지키기 위해 하는 것”이라며 위기 속에서도 공원 조성을 당부했지만, 이듬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바통을 이어받은 장남 최태원 SK 회장은 공원 조성을 독려했다. 선대회장의 유지를 이어 울산시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었다.

결국 울산대공원은 예정대로 조성됐다. 2002년 4월 한ㆍ일 월드컵을 앞두고 1차 개장한 뒤 2006년 4월 2차 개장하며 완성됐다. 주말이면 하루 평균 2만5000명 가량이 찾아오는 공원은 SK와 이같은 사연을 갖고 있다.

‘명품 공원’을 갖게 된 울산시민들은 선대회장의 뜻에 화답했다. 2003년 ‘소버린 사태’ 때는 ‘SK 주식 사주기 운동’을 벌였다. 선대회장의 흉상을 공원에 세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SK 측은 거절했다. 흔적을 넘기지 않겠다는 선대회장의 뜻을 존중한 것이다.

실제로 넓은 공원에서 SK의 흔적을 찾기란 쉽지 않다. 준공기념비 앞 헌정비에 새겨진 ‘SK주식회사’라는 글귀와 편의점 ‘SK마트’, 정문 앞 ‘웰컴 하우스’ 정도에서 SK 사명과 로고를 만날 수 있을 뿐이다.

울산=신상윤 기자/ken@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