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 찾기 헛갈리는 검색 시스템
정릉1동은 정릉 제1동으로 상제1동은 상1동으로 입력? 통·반 모르면 찾을 수 없고 도로명·주소로는 무용지물 #1. 회사원 김진원(33) 씨 . 그는 4ㆍ11 총선 투표소 확인을 위해 지난 5일 컴퓨터 앞에 앉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투표소를 미리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지난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아침에 투표소를 확인하려다 선관위 홈페이지가 열리지 않아 반차를 내고 간신히 투표했다. 홈페이지를 열고 ‘일반투표소 검색’을 누른 그는 잠시 뒤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정릉3동 투표소를 찾아봐도 투표소가 조회되지 않는 것이다. 김 씨는 결국 포털이 제공하는 ‘투표소 찾기’로 투표소를 알아냈다. 그는 “한마디로 포털만도 못한 선관위 투표소 찾기”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2. 경기도 부천 상1동에 사는 최주리(25ㆍ여) 씨. 그는 부모님의 요청으로 투표소를 검색했다. 그러나 결국 부모님께 투표소를 알려주지 못했다. 투표소가 ‘통’을 기준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 최 씨는 “기억을 되짚어봐도 도로명 주소나 번지식 주소밖에 기억이 나지 않았다”면서 “투표소를 주민등록등본이라도 떼놓고 찾으라는 얘기냐”고 말했다.
총선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해 투표소를 미리 알아두려는 ‘부지런한’ 시민이 늘고 있다. 하지만 선관위의 준비는 선거 참여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고 있다. 선관위 홈페이지의 헷갈리는 ‘일반투표소 검색’ 메뉴가 오히려 투표소를 찾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투표소 검색’으로 투표소를 찾으려면 본인 주소지의 통 번호를 알아야 한다. 투표소가 주소지의 통 번호를 기준으로 설명되기 때문. 예를 들면 ‘정릉3동의 3통, 10통, 13~17통에 거주하는 주민은 ○○○에 위치한 제1투표소에서 투표하면 된다’ 식이다. 문제는 통ㆍ반을 기준으로 한 주소를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 대부분 번지나 도로명 주소를 기반으로 외우고 있다. 선관위 측은 “번지수 기준으로 투표소를 구별할 경우 지방자치단체에서 데이터화해야 할 업무량이 비약적으로 많아진다”며 “현실적으로 변환이 쉽지 않다”고 답했다.
하지만 투표소 검색 시 주소 전부를 입력하면 통ㆍ반을 기준으로 투표소를 분류해 알려주도록 시스템을 개선한다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선관위가 행정편의적으로 통반 위주의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는 불평이 나온다.
‘복병’은 또 있다. 검색창에 입력하는 동(洞) 이름에 따라 투표소가 검색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한다. 정릉1동에 사는 사람은 ‘정릉 제1동’이라고 입력해야 투표소를 검색할 수 있다. ‘정릉1동’이라고 입력하면 검색이 진행되지 않는다. 반대로 부천의 상1동은 ‘상제1동’으로 검색하면 안 되고 ‘상1동’이라고 입력해야 검색이 이뤄진다. 새롭게 바뀐 도로명주소 역시 투표소 검색 시스템 안에서는 ‘이방인’이다. 읍ㆍ면ㆍ동만 검색어로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서울은 공식 명칭이 제1동, 제2동이라 돼 있고 일부 지방은 1동, 2동이 공식 명칭인 곳이 있다”며 “공식 명칭을 위주로 데이터를 입력해 생긴 일”이라 해명했다. 그러나 연관어 검색으로 ‘1동’을 검색할 경우 ‘1동’과 ‘제1동’을 한꺼번에 검색해 표시해주는 것 역시 어렵지 않은 기술이나 선관위가 적용하지 않는 것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현재 상태로는 실제로 본인이 투표할 투표소를 찾을 때 ‘내 투표소 찾기’ 메뉴를 이용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내 투표소 찾기’는 성명과 생년월일 등을 입력하면 자신에게 해당되는 투표소 한 군데만 검색되는 방식이다. 그는 이어 “향후 투표소 검색 시스템 전체를 유권자 위주로 리모델링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