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 전체 감전 사고 34%가 집중돼

-강풍ㆍ집중호우로 전기시설물 누전 많아

-지자체 예산 부족으로 보수 지연 큰 문제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2001년 여름 수도권 집중 호우 당시 넘어진 가로등이나 신호등, 전봇대 등에서 누전된 전기에 감전돼 22명이 사망하면서 장마철 시설물 누전 점검이 강화됐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크다. 특히 감전사고 3건 중 1건은 장마철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민안전처가 내놓은 한국전기안전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2~2014년 발생한 총 1745건의 감전사고로 105명이 사망했다. 8월이 219건으로 가장 많았고, 7월이 213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장마철인 6~8월에 전체 감전사고의 34% 가량이 발생했다. 사망자 역시 이 기간에 집중됐다.

장마철에 감전 사고가 많은 것은 집중호우로 공기 중 습도가 높은데다 강풍이나 집중호우로 인해 전봇대나 가로등, 신호등 등 전기를 사용하는 설비가 파손돼 누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 시설물이 사용하는 전압 220V의 전류가 누전될 경우 근처를 지나는 행인이 감전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가로등과 신호등에 대한 안전 점검을 강화하여 기존 점검주기를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했지만 여전히 파손된 전기 시설물이 도로에 방치되고 있다.

2015년 ‘일반용 전기설비 정기점검’ 결과 ▷가로등 3만1852개 ▷가로등 분전함 7454개 ▷신호등 5885개 ▷신호등 분전함 2,654개 ▷보안등 7295개 ▷경관조명 370개가 부적합한 상태로 확인됐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전기설비는 2개월 이후 재점검을 받는다. 재점검 이후에도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전기설비는 ▷가로등 1만980개 ▷가로등 분전함 2800개 ▷신호등 1640개 ▷신호등 분전함 632개 ▷보안등 5057개, 경관조명 176개로 나타났다. 1차 점검에서 확인된 불량 시설물의 3분의1이 여전히 보수되지 않은 것이다.

경찰은 2004년 ‘교통신호제어기 표준규격서’를 만든 이후 신호등마다 누전차단기를 필수적으로 설치했다. 2004년 이전 설치된 신호등도 이후 점검을 통해 점진적으로 누전차단기를 설치해 현재는 90% 이상의 신호등을 개선했다. 경찰청은 올해도 917개의 누전차단기를 교체하고 1122개의 신호등의 전선 접지 상태를 보수했다.

문제는 지자체가 보수 유지를 맡고 있는 가로등이다. 전기설비 기술 기준에 따라 가로등에도 누전차단기가 설치돼야 하지만 도로 공사 등으로 지중화된 전선을 건들 경우 누전차단기가 설치된 가로등이 꺼진다는 이유로 실제로 누전차단기를 설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많은 지자체가 예산 부족을 겪고 있어 문제가 있는 가로등을 제대로 보수할 여력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국민안전처는 “비가 오는 날에는 가로등이나 신호등 뿐만 아니라 입간판, 에어컨 실외기 등의 접촉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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