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중국 2030 보고서’ 내용 들여다보니…

“경제성장 전환점 맞아 민간·시장 역할 재조정 필요 금융시장 혁신 최대 과제” 호적 개혁 필요성 언급도

中 언론선 상반된 해석 “2030년 최대경제대국 될것”

[베이징=박영서 특파원]세계은행(WB) 보고서가 중국이 경제개혁을 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중국은 이에 대해 개혁을 잘 수행할 경우 2030년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같은 보고서를 놓고 상당한 해석차를 보인 셈이다.

하지만 기득권과 부패의 만연, 성장잠재력이 훼손되고 있는 현실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개혁론이 공감대를 얻고 있는 가운데 올 가을 권력교체를 앞두고 중국이 개혁에 올인할 것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세계은행 “中 개혁하라”=지난 27일 세계은행과 중국정부의 싱크탱크인 국무원발전연구중심(DRC)이 공동으로 ‘중국의 2030년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400여페이지 분량의 이 보고서는 중국이 경제성장의 ‘전환점’을 맞이했으며 이에 따른 개혁은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우선 이 보고서는 중국정부가 금융ㆍ산업 등을 통제해 성장하는 개발시대는 종료됐으며 정부, 시장, 기업 등 경제주체 간 관계를 시장에 맡기는 방향으로 재정립할 때만이 중국의 지속 성장과 선진화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이 보고서는 중국의 시장경제화 중 금융시장 개혁을 가장 핵심적인 과제로 지목했으며 국영기업의 독점문제도 중국 경제의 앞길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장애물로 지목했다.

또 도농ㆍ계층 간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농민공과 농촌 주민들을 차별하는 후코우(호적)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를 설명하기 위해 27일 베이징을 방문한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중국은 지난 30년 동안 연평균 10%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을 것이다”면서 “전환점에 도달한 중국경제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 대해 중국 언론들은 중국은 세계 최대 수출국이자 제조국이며 세계 2대 경제국이라며 정부와 시장, 민간기업과 사회의 관계를 잘 조정하면 2030년 고소득 사회 진입 목표를 실현할 수 있다는 부분을 인용하며 세계 최대 경제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회 앞두고 개혁의지 천명=중국 정부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있는 국무원 산하 기관이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점을 감안할 때 이 보고서는 중국의 향후 청사진에 대한 윤곽을 이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3월 열리는 ‘양회’를 앞두고 이 보고서가 발표된 것에 주목한다. 이는 중국 지도부의 경제개혁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는 것과 동시에 당ㆍ재계 등 곳곳에 퍼져있는 개혁 반대파의 입지를 꺾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개혁이 늦춰지면 중국이 위기를 맞게될 것이란 우려감은 중국사회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 여기에 중국 언론도 호응한다.

28일 21세기경제보(21世紀經濟報)는 “중국은 전환이 시급한 실정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국내외 요인으로 개혁작업이 정체를 겪고있다”면서 “새로운 발전모델에 대한 구체화가 필요하고 이는 실천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개혁은 쉽지않은 과제다. 베이징대학의 한 경제전문가는 “개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기득권 층의 격렬한 저항이 일어날 것”이라며 “중국이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py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