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여기까지 왔다.”
23일 오전 민주통합당에 입당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다소 초췌했지만 홀가분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몇 달 동안 심적으로 본인에게 큰 부담을 줬던 ‘강용석 리스크’에서 벗어나 “함께하겠다”는 민주당과의 약속을 지켰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오랜 고민 끝에 민주당에 입당한다”면서 “평당원으로서 새로운 시대를 위한 소명, 새로운 변화를 위한 소임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입당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그는 김두관 경남지사와 함께 입당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서울시장 선거에 함께 한 다른 야권 세력과의 관계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이정희ㆍ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등이 박 시장의 입당에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시장은 “(다른 야권세력과의) 면담과정에서 좋은 시정을 펼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방안을 우선적인 기준으로 고민했고 또 실질적으로 야권연대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중심으로 고민했다”면서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순연되고 한 주 정도 뒤에 하는 것으로 그렇게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민주당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민주당이) 개혁과 쇄신, 혁신과 통합에 인색한 게 아니냐는 국민들의 우려에 마땅히 귀 기울여야 한다”면서“구체적으로 민생 경제를 살리고 시민들의 삶을 보살피고, 희망을 지펴내는 일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수권세력”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입당 권유를 묻는 질문에 “오늘 입당했기 때문에 아직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원칙적으로 안 원장 같은 분들도 민주당에 들어오셔서 함께 경쟁하고 함께 정치 바꿔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박 시장의 입당으로 광역자치단체장 9명을 보유한 ‘공룡 정당’으로 거듭나게 됐다. 한명숙 대표는 “(박 시장 입당으로) 9명의 시장ㆍ도지사와 함께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책임정당으로 거듭나는 실질적 계기가 됐다. 앞으로 우리가 함께 모여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민이 요구하는 정책을 생산하고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정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1000만 시민을 책임지는 서울의 수장을 영입하면서 민주당의 총선정책 구상에도 한결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양대근 기자 @bigroot27> bigroot@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