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오랜 시간 혼자 지내온 40대 연예인, 숙소 생활에 익숙한 아이돌그룹의 멤버들, 부모님과 함께 살던 30대 초ㆍ중반의 캥거루족 배우들을 비롯해 11명의 연예인들이 함께 살겠다고 한 집에 모였다. SBS 새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다.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스타들의 ‘한 집 살기’가 마침내 막을 올렸다. 4일 첫 방송된 ‘룸메이트’에서는 신성우 이소라 이동욱 조세호 홍수현 박봄(2NE1) 박민우 나나(오렌지캬라멜) 찬열(엑소) 서강준 송가연이 한 가족으로 만나는 첫 장면이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11명은 저마다 다른 생각과 이유로 동거생활을 시작했다. 누군가에겐 가족보다 더 가까운 식구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었고, 그룹 멤버들과의 열악한 숙소 생활 대신 한 번쯤 좋은 집에서 살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다.

멤버들의 소개가 장시간 이뤄진 첫 방송에선 사실 스타들의 본격적인 동거기는 그려지지 않았다. 다만 멤버들의 각기 다른 성향이 돋보인 첫 방송이었기에 이들이 한 가족이 돼가는 과정은 분명 흥미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예능가를 강타한 관찰예능 포맷에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쉐어하우스’를 아이템으로 가져온 ‘룸메이트’는 외로운 1인가구가 늘어나는 시대에 가족의 또 다른 의미를 돌아보게 할 프로그램으로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그 의미를 다 담아내기엔 첫 방송은 보여줄 게 너무 많은 상황이었다. 11명 멤버들의 각기 다른 인물색을 보여주고, 캐릭터 설정을 위해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엑소 찬열이 처음 입주해 짐을 푸는 모습부터, 혼자 빈 집을 서성이는 모습부터 두 번째 입주자인 조세호가 짐을 풀고 화장실에 들락거리는 모습 등 리얼리티 예능에 익숙치 않은 멤버들이 입주할 때마다 낯설어하는 모습들이 불필요하게 길게 그려졌다.

방송 첫 만남부터 연출된 러브라인은 소소한 볼거리이기도 했지만, 시청자들은 의견은 각양각색이었다. 이날 방송에선 연상녀 홍수현과 연하남 박민우 서강준, 대세녀 나나가 등장해 돌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러브라인을 그렸다.

입주 초반 홍수현과 박민우 서강준은 한 명의 연상녀와 두 명의 연하남으로 미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홍수현은 대세 연하남 서강준을 보자 마자 “정말 잘 생겼다”며 호감을 전했고, 서강준을 향하는 홍수현의 관심에 또 다른 연하남 박민우는 다소 아쉬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 세 사람이 한 화면에 담긴 장면에선 내내 같은 그림이 연출됐다. 홍수현은 박민우에게 말을 걸다가도 서강준의 한 마디에 호감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특히 마트에선 서강준의 팔짱을 끼고 돌아서는 모습에 박민우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꽤 쿨하게 그 장면을 바라봤다”며 씁쓸한 기색을 비치는 모습을 연출했다.

세 사람의 삼각로맨스는 이후 애프터스쿨 나나의 등장으로 인물이 교체된 러브라인으로 그려졌다. 나나는 서강준에게 “나 어떠냐”고 적극적으로 대시했고, 서강준은 이에 자신의 이상형이 “키가 크고 도도해보이는 외모의 여성”이라고 말해 홍수현의 표정을 굳게 만들기도 했다.

한 시청자는 프로그램 게시판을 통해 “유쾌하고 재밌고 따뜻한 분위기와 상황을 이끌어 나갈줄 알았는데 따뜻하기는 커녕 여자들의 기싸움이나 몰아 붙인다”며 “입주자끼리 연애를 하면 해외 보내준다고 하고 보기 거북하다”는 반응을 전했다.

뒤늦게 등장한 '왕언니' 이소라가 이미 친해진 입주자들 사이에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소외된 분위기를 만들고, 동명이인 가수 이소라의 쓸쓸한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삽입한 장면들도 재치있긴 했지만, 과장된 편집으로 비쳤다.

심지어 2NE1의 박봄은 입주조차 하지 않았지만 제작진은 박봄의 ‘8차원 본색’을 이미 예고화면으로 수차례 공개하더니 이날 방송분에서도 꽤 자주 등장시킨 시청자와의 쓸데없는 밀당은 시간 채우기로밖에 비쳐지지 않았다. 한 시청자는 “박봄은 나올 줄 알았는데 끝까지 안나오고 예고영상만 반복해 보여줬다”는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보여줄 게 많았던 탓에 ‘룸메이트’의 첫 방송은 산만하기 그지 없었고, ‘떡밥’ 던지기에 급급한 제작진의 캐릭터와 상황 설정은 다소 과하게 다가온 부분도 있었다. 특히 제작진은 멤버들의 속마음 인터뷰 장면들을 통해 순탄치 않을 11명의 동거기를 암시했으나, 이는 과거 인기를 모았던 해외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연출법을 연상시켰다.

11명의 스타들의 본격적인 동거는 다음주 시작된다. 방송은 화려했던 상차림 만큼이나 화제가 됐다. 방송 이후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내내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장식했고, 아이돌 스타들의 출연이 많은 탓에 어린 시청자도 안방으로 끌어모으기엔 충분했다. 그에 반해 첫 회 시청률은 다소 아쉽다. 이날 ‘룸메이트’는 6.1%(닐슨코리아)로 출발했다. ‘룸메이트’보다 5분 먼저 시작한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9.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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