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0%대 ‘애국가 시청률’로 고전…조기 종영 검토”
“35%↑ ‘기적 시청률’…2회 연장 확정”
시청률에 울고, 시청률에 웃는 방송가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의 대본의 존재나 상황 조작 의혹도 마찬가지.
13일 개봉하는 ‘트릭’(감독 이창열)은 자칫 식상할 수 있는 이 주제를 뚝심 있게 밀어붙인 영화다. 방송 시청률을 높이려 상황을 연출하고, 대본을 내밀고, ‘리얼리티지만 리얼하지 않은’ 모습을 담아내는 방송의 이면을 다뤘다.
10여년 전 ‘쓰레기 만두 파동’ 사건을 보도해 일대 파장을 일으켰지만 곧 이것이 오보로 드러나 보도국에서 퇴출당한 다큐멘터리 PD 석진(이정진)은 재기를 꿈꾸며 방송국에 다시 들어왔다. 그가 새로 맡은 프로그램은 ’병상일기‘라는 다큐멘터리. 병원에서도 손쓸 방법이 남아있지 않아 집에서 여생을 보내는 폐암 환자 도준(김태훈)과 그를 돌보는 영애(강예원) 부부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는다.
석진은 방송국의 낙하산 사장으로부터 “시청률 35%를 넘기면 보도국장 자리를 주겠다”는 거절 못할 제안을 받는다. 이때부터 “마약과도 같은 방송”, 시청률에 중독된 PD의 조작과 악행은 장애물 없이 치닫게 된다. 프로그램은 매회마다 시청률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그의 목표에 가까워진다. 마지막 회를 앞두고 석진은 돌이키지 못할 선택까지 감행한다.
‘트릭’은 테러범과의 전화 통화를 독점 생중계하며 시청률을 끌어올리다 위험에 빠지는 내용의 ‘더 테러 라이브’(2013)나 특종을 잡으려고 무슨 일이든 벌이는 뉴스PD의 모습을 담은 ‘나이트 크롤러’(2015)의 맥을 잇는다. 하지만 ‘트릭’에서 보여주는 리얼다큐멘터리의 ‘조작’ 내용은 보다 ‘일상적’이다. 두 출연자들의 서로에 대한 감정이 격해지도록 연출하기 위해 한쪽에 몰래 여자를 붙이거나, 함께 있는 모습을 아내에게 들키게 하는 식이다.
대중들은 죽어가는 주인공을 보고서도 “배우 아냐?”라고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고, 다큐멘터리를 찍는 주인공도 점차 카메라 불빛에 익숙해지고 중독돼 간다.
이창열 감독은 시사회에서 “속이는 사람과 속는 사람, 이용하려는 사람과 이용당하는 사람이 결국엔 모두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연출 의도가 분명하고 인물 관계도 명확해 줄거리를 따라가는 데는 무리가 없지만 매무새는 엉성한 부분이 많다.
마지막 5분의 반전을 암시하는 복선이 영화 내내 너무 ‘드러나게’ 숨겨져 있다거나, ‘병상일기’의 시청률이 한 번 주춤하지 않고 계속해서 고공행진을 해 주인공의 목표가 달성되는 과정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점 등이다.
배우 강예원은 지난 4월 개봉해 1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날, 보러와요’에 이어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으로 다시 등장한다. 마지막 반전의 구조도 놀랄만큼 닮았다. 평소 웬만한 다큐멘터리를 모두 챙겨 보는 팬이라는 그는 “재밌게 본 프로그램이 조작이라면 방송국을 찾아가 항의하겠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13일 개봉. 15세 관람가. 9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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