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계열사 사장중 처음으로 재승인과정 금품로비 혐의 강사장 “성실히 조사 받겠다”
강현구(56)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이 홈쇼핑 재승인 로비 의혹과 관련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오전 9시50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검찰이 지난달 10일 롯데그룹 본사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수사에 착수한 이래 현직 계열사 사장이 피의자로 공개 소환된 것은 처음이다.
강 사장은 로비 지시여부와 대포폰 사용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피한 채 “사실대로 성실하게 조사 받겠다”는 말만 남기고 청사로 들어갔다.
강 사장은 지난해 5월 홈쇼핑 채널 재승인을 받기 위해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금품 로비를 벌인 혐의(방송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번 롯데홈쇼핑 재승인 로비 의혹은 신헌(62ㆍ2008~2012년 재직) 대표이사 시절 저지른 납품비리가 발단이 됐다. 당시 검찰은 홈쇼핑 입점 명목으로 납품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신 전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을 재판에 넘겼다. 신 전 대표는 2014년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롯데홈쇼핑은 사업권 발탁 위기에 몰렸지만 미래부가 지난해 재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탈락을 면했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 결과 롯데홈쇼핑이 미래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신 전 대표 등 임직원들의 형사처벌 사실을 일부 누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덕분에 롯데홈쇼핑은 ‘공정성’ 항목에서 과락을 면할 수 있었다.
또 미래부 공무원들이 세부심사 항목과 배점 등이 기재된 문건을 롯데홈쇼핑 측에 유출하고, 결격 사유가 있는 심사위원들이 재승인 심사에 참여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날 강 사장을 불러 조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2년 전 신 전 대표의 납품비리를 수사했던 부서다. 수사팀은 2012년부터 롯데홈쇼핑 대표를 맡은 강 사장이 미래부 공무원들에게 금품 로비를 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롯데홈쇼핑이 직원들에게 급여를 부풀려 지급한 뒤 일부 되돌려받거나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꾸는 이른바 ‘상품권깡’으로 비자금을 모은 정황을 포착했다. 이 돈이 실제로 정ㆍ관계 로비에 쓰였는지 여부가 이번 조사의 핵심이다.
한편 강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재승인 심사 당시 차명 휴대전화인 이른바 ‘대포폰’을 사용한 사실도 적발됐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총 9대의 대포폰 통화 흔적을 확인했고, 이 가운데 3대를 강 사장이 최근까지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방송법 위반, 증거인멸교사와 아울러 횡령 혐의 등에 대해 물어볼 것”이라며 “사안이 많아 조사가 장시간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1986년 대홍기획에 입사한 강 사장은 롯데닷컴 총괄담당 겸 경영전략담당 이사를 거쳐 2006년 롯데닷컴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룹 내 최연소 이사로 발탁됐을 만큼 신동빈(61) 회장의 신임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부터는 롯데홈쇼핑 대표이사직도 겸하며 그룹 내 온라인 쇼핑사업을 이끌고 있다. 2014년 롯데홈쇼핑의 납품비리 사건이 터지자 청렴경영을 내걸고 사태 수습에 주력해왔으나 재승인 로비 의혹으로 결국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양대근ㆍ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