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대치가 장기화하면서 보다 못한 여야 원로들이 “표결로 결정하라”며 후배 의원들을 성토하고 나섰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4일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이 세상에 소수가 다수한테 이기는 법이 어디 있느냐. 용납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다”고 꼬집었다. 김 전 대통령은 “다수결의 원칙이 민주주의의 원리“라면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애국심이 없다”며 정치권을 비판했다.
민주당의 원로인사인 중 한 명인 정대철 상임고문도 전날 성명서를 내고 “야권은 당당히 표결에 응해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 역사와 선거를 통한 국민의 심판을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여론도 한미 FTA에 대한 찬성이 60%에 이르고 국회는 더는 물리력을 동원한 저지와 몸싸움으로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보수성향의 원로단체인 재야구국원로회의 의장단도 박희태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만약 한미FTA를 통과 못 하면 한미동맹은 물 건너간다”며 “강행이라도 하고 국민은 이를 다 이해하니 꼭 통과시켜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현재 한미FTA 비준안 처리는 본회의가 예정된 오는 10일이나 24일에 추진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현재 본회의 직권상정보다는 소관 상임위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에서의 비준안 통과를 우선시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서둘러 처리할 일이 아닌데 이 정부가 강행처리를 하려고 한다”면서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 토론을 거쳐 19대 총선에서 묻든지 국민투표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만약 여당이 비준안을 강행처리한다면 국회는 파행으로 치달을 공산이 크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