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월가 시위가 글로벌 시위로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이 시위를 지지하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반월가 시위가 중국 내에서 조직화되고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반월가 시위가 확산되자 이를 은근히 반기는 분위기다. 탐욕과 부패로 물든 카지노 자본주의의 모순을 확인하면서 다당제, 직접선거 등 서구식 민주주의의 잣대를 들이대는 서구의 압박을 물리칠 근거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은 17일 반월가 시위와 관련,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이 세계경제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월가에 대한 반대 시위가 세계경제에 해를 끼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여러 매체의 보도에 주목하고 있으며, 보도 가운데 일부는 우리에게 (뭔가를) 생각하게 하는 것들이 있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중국 내 전문가들도 이번 시위의 원인과 미국이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미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취싱(曲星) 소장은 최근 광밍르바오(光明日報)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반월가 시위는 미국의 금융기관과 제도적 모순을 겨낭한 것이며, 미국의 금융기관은 금융위기의 원인 제공자”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금융시스템 개혁을 줄곧 부르짖고 있지만 구호에 그치고 있다”면서 “이는 공화·민주 양당 정부와 월스트리트 금융가의 끊을 수 없는 ‘인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시위가 결국엔 마무리되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펀드사인 자오인스뤄더(交銀施羅德)의 자오젠(矯建) 연구원은 18일 시안완바오(西安晩報)와의 인터뷰에서 “반월가 시위가 미국의 보호주의 강화 및 위안화 환율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위가 계속되면 미국은 내부의 압력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위안화 환율문제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 네티즌을 중심으로 중국사회의 불평등과 부패 등 정치·사회문제를 반성해야 한다는 운동이 번질 조짐이어서 중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등 인터넷상에선 ‘점령 베이징’ ‘점령 상하이’ ‘점령 난징’등의 구호와 함께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는 격문이 실린 사진이 유포되고 있다. pys@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