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변동과 원재료 가격 상승, 시장 위축 우려 등 수출 제조 기업의 경영 환경이 점점 더 어려운 여건으로 빠져들고 있다. 신ㆍ증설 계획 연기, 인수합병(M&A) 철회 등의 소식이 잇따를 법한 시기다.
지난 6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소재 업체 코오롱플라스틱(138490)의 김호진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3일 헤럴드경제 생생코스피와의 인터뷰에서 “폴리옥시메틸렌(POM) 신공장 투자 계획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연말까지 완공하고 내년 초 상업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850억원을 들여 경북 김천에 현재 생산능력(2만7000t)의 배이상인 3만t 규모로 POM 신공장을 짓고 있다. 투자금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공모자금 374억원과 내부 유보금 200억원, 차입금 280억원으로 마련한다. 이와 관련 지난 8월 말 단기차입금 100억원을 조달했고, 나머지 소요자금 180억원도 내년 1분기 이전에 차입할 계획이다. POM 신공장이 완료되면 생산능력은 세계 수요(100만t)의 5.7% 수준인 5만7000t으로 올라선다.
POM을 소재로 쓰는 EP 시장은 전방산업인 자동차와 전자제품의 수요에 달려있다. 견고하고 가벼워 철강 대체재로 각광받는 EP는 특히 자동차 선진시장인 유럽에서 차량 경량화 소재로 많이 쓴다. 이 때문에 유로존 위기와 미국 이중침체(더블딥) 우려 등 선진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자동차→EP→POM 등 연쇄적인 수요 감소로 이어질까 염려된다.
김 대표는 “매년 POM 시장은 5~6%씩 성장했는데, 내년이 올해처럼 성장한다면 105만~106만t, 수요가 역성장한다면 90만~95만t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정도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겠다”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10~12월에 매출이 그 전보다 반이상 줄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선진국 수요는 약화되겠지만 중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터키 등 신흥국은 성장률이 둔화되더라도 성장을 지속할 것이다”며 신흥국 중심으로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설 뒤엔 현재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럽과 국내 비중이 줄고, 중국, 미국, 기타(인도, 터키) 등이 늘어, 각 20%씩 분산될 것이란 설명이 이어졌다.
이런 맥락에서 회사는 오는 11월에 중국 베이징 지사를 해외 지역서 처음으로 법인으로 승격시켜 중국 지역 공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중국에선 2~3년 안에 폴리아미드(PA), 폴리부틸렌테레프탈레이트(PBT) 등 다른 EP 소재의 중합(컴파운드) 공장을 설립, 현지 자동차 공장에 직접 공급하는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올해 목표는 어렵지만 달성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 보다 매출과 이익이 20% 이상 성장할 것이다.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보다 25%, 영업이익은 -10%지만 2분기에 비해선 10%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지난해 여름 t당 250~260달러이던 POM의 원료인 메탄올 가격이 현재 400달러까지 급등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금은 어려운 시기다. 원료가격이 오르면 3-4개월 두고 제품가에 반영하는데, 판가 인상이 진행이 안돼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원료가격은 하락할 것이고, 4분기는 자동차 생산이 많은 성수기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내년 예산과 목표는 11월 중에 확정하는데, 예측하기 어렵다. 적어도 신공장은 내년 하반기에 100% 가동한다. 그러면 매출 규모도 크게 늘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주가는 최근 급락으로 공모가(4300원) 근처까지 떨어졌다. 주가수익률(PER)은 10배 밑이다. 동종 상장사인 현대EP의 15배에 비해 저평가 돼 있다. 미국 듀폰과 모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와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 악재가 불거진 뒤 주가가 할인된 탓도 있다. 김 대표는 “코오롱플라스틱과는 관련이 없다. EP 분야에서도 듀폰은 고가형, 코오롱플라스틱은 중가형으로 시장이 달라 직접 부딪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한 향후 유상증자 계획에 대해선 “2~3년 뒤에 하더라도 모회사가 참여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회사는 지난해 ‘2015년 매출 5000억원, 2020년 1조원 달성’이란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신소재 분야 연구개발(R&D)에 올해 30억원을 책정했고, 2015년에는 60억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 jshan@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