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소 건설에 장애물인 레이더의 신호간섭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재료연구소(소장 조경목)는 산하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 블레이드연구팀(연구책임자 김진봉 박사)이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 F-22와 같은 첨단 항공기에 적용되는 레이더신호 흡수기술과 유사한 기술을 접목한 ‘스텔스(stealth) 복합재 블레이드’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3년간 연구를 끝에 개발된 스텔스 복합재 블레이드는 레이더 신호를 99% 흡수, 항공 교통제어와 방공, 날씨예측 등 레이더를 사용하는 분야에서 혼선이 일지 않도록 해준다. 풍력발전기의 경우 블레이드로 인한 신호간섭이 많은데, 이는 레이더가 고정된 물체는 무시하는 반면 움직이는 물체에는 반응하기 때문이다.

2010년 국제풍력협회(GWEC)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20GW 이상의 해상 풍력발전기 중 10%는 레이더 간섭문제로 설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봉진 박사팀은 특정한 전기적 특성을 갖는 탄소나노소재로 제작된 시트를 블레이드의 표면에 추가해 레이더신호를 흡수시켜 열로 바뀌도록 했다.

김 박사팀이 개발한 특수시트는 표면두께 0.21~0.22㎜, 밀도 1.6g/㎤인 얇고 가벼운 복합소재로 만들어졌다. 실험 결과 이 시트를 적용한 블레이드는 표면에 쬐는 레이더신호 99%이상을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특수시트를 적용하면 컴퓨터, 텔레비전, 냉장고 등 여러 전자기기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나 소음도 차단할 수 있다고 김 박사는 설명했다.

김 박사는 “블레이드는 풍력발전기의 모든 출력과 하중의 근원이 되는 핵심부품으로 고효율, 경량화 특성을 가져야 한다”며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블레이드의 모양이나 중량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레이더신호를 흡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텔스 복합재 블레이드는 얇은 시트를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높은 전파 흡수성능이 있어 경량화가 요구되는 군사기술 분야에 대한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김 박사팀은 이 기술을 무인전투기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