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대상 없는 새사업 모델

주간사 엉뚱한 업체와 비교

공모가 과다산정 비일비재

활성화 불구 기관·개인 발빼

국내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IPO)되는 기업들에 고무줄 잣대를 적용해 공모가가 산정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사업모델을 가진 IPO 기업들이 나오면서 적절한 비교대상이 없자, 유리한 쪽으로 비교대상 기업을 임의로 선정해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당순이익(EPS), EV/EBITDA(즉 기업가치(EV)를, 이자 및 세금, 감가상각전 이익(EBITDA)으로 나눈 수치)를 높여 공모가를 실질 가치보다 비싸게 정하는 수법이다.

8월 초 코스닥 상장을 앞둔 JC케미칼은 국내 중소기업 중에서는 가장 큰 바이오디젤 생산업체다. 주간사인 삼성증권은 공모가 산정을 위해 풍국주정, 진로발효, 에스에너지, 신성솔라에너지, 테스 등과 비교했다.

그런데 풍국주정, 진로발효는 주정 제조업체다. 술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재료를 공급한다. 에스에너지, 신성솔라에너지는 태양광 업체이며, 테스는 반도체 장비를 만든다. 삼성증권은 투자설명서에 “비교 대상 회사의 사업 내용이 JC케미칼과 유사하다”고 밝히고 있다. 농산물을 원재료로 하며, 화학과 관련 있는 등의 간접적 연관성은 인정할 만하지만, 제품의 차이가 큰 만큼 꼭 맞아떨어지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최근 공모가 거품 논란에 휩싸였던 골프존 역시 비교 대상 기업은 생뚱맞다.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 의료영상정보솔루션업체인 인피니트헬스케어, 철도 전문 IT솔루션업체인 대아티아이, 보안업체인 이글루시큐리티, 한국전자인증 등이다. 비슷한 업체가 없다보니 사업 부문별 또는 과정별로 유사한 업체들을 꿰다 맞춘 모양새다.

지난 13일 상장된 나이벡도 셀트리온, 코오롱생명과학, 동국제약 등을 유사기업으로 선정해 PER를 산정해 19.5배를 적용하고 여기에 25%를 할인했다. 그런데 상장 당일 시초가에서 급등한 뒤 2거래일 연속 하한가 후 이제는 공모가 아래까지 떨어졌다.

나이벡은 펩타이드 기반 골이식재와 골다공증 치료제 생산업체로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아 상장됐지만 현재 대부분의 매출은 치아미백제 판매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미래 성장성이 너무 높게 평가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IPO기업 혹은 주관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공모가가 산정돼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기 어렵자 공모에 참여하려는 기관투자자는 물론 개인투자자들도 외면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IPO를 철회한 중국계 기업인 컴바인윌홀딩스나 테스나, 씨엔플러스 등은 투자자들 사이 흥행이 되지 않아 공모를 철회한 케이스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공모가가 조금만 높다고 해도 기관투자자들을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고, 개인 투자자들 역시 코스닥 시장에 섣불리 들어오지 않고 있다. 최근 IPO시장이 활성화됐지만 투자자들은 되레 발을 빼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지숙·허연회 기자/jshan@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