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새 내각에 대한 신임투표가 진행된 그리스 의회 주변에서는 수천명이 운집해 정부의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 긴장감이 고조됐다. 그리스 아테네 의회 앞 신타그마 광장에서는 4주째 긴축재정과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시위가 매일마다 벌어지고 있다.

신타그마 광장의 시위는 유로존 국가들이 추가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내건 280억유로 상당의 긴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작됐다.

그러나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에 대한 신임투표가 가결되면서 긴축안이 예정대로 추진될 것으로 보여, 여론의 반발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재정위기 우려가 깊어지면서 그리스 은행 곳곳에서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리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그리스의 월 은행 인출금액이 15억~20억 유로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인출액은 300억 유로에 달했는데, 이는 전체 저축액의 12.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또 지난해 80억 유로 정도의 예금액이 그리스 인근 키프러스 은행으로 이체됐는데 올들어 이마저도 주춤해졌다. 그리스 금융위기가 키프러스 은행까지 위험해질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리스 시민들은 인출한 자금을 안정자산인 금에 투자하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이 쉽게 살 수 있는 금화 판매는 최근 급증했다.

귀금속 거래업에 종사 중인 해리 크리나키스는 FT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금화 판매가 처음으로 금괴 판매를 앞질렀다”며 “최근 금화와 금괴 판매비율은 5대 1”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투자자들은 현금자산을 지난해 폭락한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IT업계에 몸담고 있는 안젤로스는 “인출한 예금으로 고향 인근에 올리브농장을 샀다”며 “1년전만 하더라도 이같은 구식 투자를 할 것이라고 상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의회 근처 긴축 반대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이같은 혼란에서 정치인들이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며 여전히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