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오랜 불황 속에 소비자들은 신중해졌다. ‘같은 값이면 더욱 마음에 드는 제품으로’ 기호에 맞는 물건을 샀다. 한 가지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지고 많은 제품이 다양하게 팔렸다.

이는 흥국생명이 발행한 2015년 유통산업 전망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보고서는 최근 소비자들의 경향을 ‘합리성’으로 제단했다.

이런 경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게 맥주업계다. 동네 상권을 장악한 세계맥주 전문점이 ‘세계맥주열풍’을 이끌었고 그 뒤 마트에는 다양한 외산 맥주가 들여왔다. 소비자들에게는 다양한 선택권이 주어졌다. 그속에서 자신이 선호하는 맥주를 찾기 시작했다.

선호가 다양해진 만큼 경쟁은 치열해졌다. 맥주업체들은 현재 저마다 다양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려 노력하고 있다. 한 맥주 브랜드는 자사 맥주를 맛있게 따라서 먹는 법까지 광고로 소개할 정도다.

맥주와 잔을 함께 판매하는 것도 같은 경우다. 라거와 에일, 흑맥주 등 최근 국내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맥주가 유통되고 있다. 다른 양조장에서 만들어지는 만큼 맛과 색도 다르다. 소비자의 기호를 채우기 위해, 맥주회사들은 자신의 회사에 맞는 맥주잔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 시원한 라거 맥주는 열이 안 빠지는 두꺼운 머그잔과 판매 = 라거맥주의 원조라고 불리는 ‘필스너 우르겔(Pilsner Urquell)’은 머그형태의 잔을 증정하고 있다. 라거맥주는 저온에서 오랜시간 발효해 만든 맥주다. 다른 맥주에 비해 알콜 도수가 낮고 청량감이 강하다. 대부분의 생맥주가 여기 해당한다.

생맥주를 손잡이가 달린 두꺼운 맥주잔에 먹는 것처럼, 라거 맥주도 손잡이가 달린 두꺼운 머그잔에 마시는 게 좋다. 청량감이 맥주 맛의 생명인 만큼 뜨거운 손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서다. 필스너 우르겔에서 증정하는 잔도 두껍다. 청량감을 오래 유지시켜 주기 위해서다.

같은 라거맥주인 ‘볼비어(Ball Bear)’도 둥근 머그잔을 증정한다. 볼 비어(구기 종목과 함께 즐기는 맥주)라는 특성에 맞게 맥주잔 표면은 공모양으로 장식했다.

▶ 향이 강한 맥주 듀벨은 튤립잔과 함께 = ‘듀벨(Duvel)’은 전용잔이 튤립 모양이다. 튤립모양의 잔은 맥주의 향을 한 곳으로 모아준다. 향이 강한 맥주는 튤립모양의 잔에 즐기는 게 좋다.

벨기에에서 태생한 듀벨 맥주는 “맥주 안에 악마가 살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향이 강하다. 맥주를 머금었을 때 과일향이 강하게 난다. 듀벨을 제대로 먹으려면 병에서 1년 이상 숙성된 맥주를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에 향을 잘 느낄 수 있는 튤립 모양의 잔을 선택했다.

▶ 은은한 맥주에는 실린더형 = 실린더형 맥주잔은 부드러운 맥주와 잘 어울린다. 짙은 거품과 은은한 향이 있는 필스너 계열 맥주에 좋다. 일자로 곧은 형태로 거품보다는 맥주 자체를 즐기기 좋다. ‘파울라너 헤페 바이스비어(Paulaner Hefe-Weissbier)’가 최근에 실린더형의 맥주잔을 증정하고 있다. 파울리너 헤페 바이스비어는 바나나향과 부드러운 맥주맛을 자랑한다. 맥주거품 또한 입자가 작고 부드러운 게 특징이다. 실린더형을 통해 즐기면 맛을 즐기기 좋다.

이탈리아의 국민맥주 페로니도 실린더형 맥주잔을 증정하고 있다. 페로니는 부드럽고 목 넘김이 편한 맥주다.

▶ 고블릿형 = 고블릿은 받침 달린 잔이란 뜻을 갖고 있다. 언뜻보면 와인잔 같은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 잔 아래 부분을 감싸쥐고 맥주 맛을 음미하는 데 사용된다. 향이 강해서 따뜻할 때 마시는 맥주가 고블릿형에 담겨 나온다. 맥주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맥주 향이 잘 확산된다.

스페인의 맥주 ‘에스트렐라 담(Estrella Damm) 바르셀로나’가 최근 맥주와 함께 고블릿형 잔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