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 욕실까지 갖춰
DVD방의 변형 단속 사각
일부업소는 주류도 판매
위해업소 지정 서둘러야
최근 대학가에서 성업 중인 멀티방이 사실상 변형된 DVD방인데도 불구하고 게임산업진흥법의 규제를 받아 단속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멀티방을 청소년위해업소로 지정하는 등 관련 법규 규정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해 12월 3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서울과 인천, 경기, 천안, 부산 지역의 35개 멀티방을 현장 조사한 결과, 멀티방은 DVD방과 비슷한 형태로 운영돼 청소년에게 위해한 요소가 많았다.
멀티방이란 방 안에서 게임, 노래, DVD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로, 게임산업진흥법의 규제를 받아 청소년도 출입이 가능하다.
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멀티방은 DVD방처럼 주로 2인실 위주로 운영됐다. 연구원이 현장조사한 35개 업소 325개 방 중 264개(81%)가 2인실이었다. 3인 이상 들어가는 대형실은 고작 61개(19%)에 불과했다. 2인실만 운영하는 업소도 14개(40%)나 됐다.
이들 업소는 보통 온돌방으로 되어 있거나 방 안에 소파나 소파베드, 침대 등이 있었다. 조사대상 업소의 70%인 24개 업소가 온돌방으로 운영했으며, 14개 업소는 방 안에 소파베드와 침대가 있었다. 6개 업소는 긴 소파가 있어 누울 수 있도록 했다. 심지어 3개 업소는 방마다 화장실과 욕실이 있기도 했다.
또 대부분 각 방을 폐쇄적으로 운영했다. 출입문이나 벽에 창문이 있지만 모두 블라인드(12개 업소)나 시트지(14개), 커튼(6개) 등으로 가렸다. 창문이 아예 없는 업소(7개)도 있었다. 그리고 모든 업소가 안에서 문을 잠글 수 있는 도어록이 부착돼 있었다. 따라서 방에서 어떤 행동을 해도 알 수 없는 폐쇄적인 구조라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이들 업소는 청소년 출입이 가능한데도 흡연할 수 있는 곳이 많았다. 35곳 중 16곳은 방 내부에서 흡연이 가능하도록 재떨이를 제공했고, 10곳은 건물의 일부를 흡연구역으로 지정했다. 건물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곳은 3곳(8%)에 불과했다.
마음만 먹으면 방 내부에서 주류를 마실 수 있었다. 주류 반입을 저지하는 멀티방이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멀티방의 변형된 형태인 멀티카페, 룸카페의 경우 아예 조리된 음식과 함께 맥주 등 주류를 팔기도 했다.
이 밖에 방 내부에 있는 PC를 이용해 불법 다운로드도 가능했다. 23곳(65%)의 멀티방이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 접속이 가능했고, 실제 조사 기간 중 이 사이트를 이용해 불법 다운로드한 콘텐츠를 감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무료 다운로드 쿠폰을 제공하기도 했다. 조사 대상의 34%만이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의 접속을 제한했다.
문화관광연구원 관계자는 “멀티방이 DVD방과 유사하게 운영되는데도 게임산업진흥법의 규제를 받다 보니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다”며 “멀티방을 청소년유해업소로 지정하거나 구체적인 시설 규제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