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용재·박지영·김도윤 기자] “가족이 모두 나왔다. 저번주 같은 일이 안 생겼으면 좋겠다. 100% 탄핵 된다고 확신한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두 번째 표결이 이뤄지는 14일 오후 국회 앞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외치는 시민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이날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은 집회에 20만 명이 참석한다고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주최 측은 시민들의 참여가 더해져 100만 명이 결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가운데 본집회 현장은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돗자리 등에 앉아 ‘윤석열 탄핵’이 써진 피켓, 응원봉을 연신 흔들었다. 칼바람이 불어왔지만, 국회의사당 앞부터 여의도역까지 이어진 여의대로 길은 집회에 참여한 시민으로 가득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본 집회는 소녀시대의 ‘다시만난세계’를 떼창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탄핵해’, ‘헌법을 유린한 윤석열을 탄핵하라’, ‘국민의힘은 윤석열 탄핵에 동참하라’ 등의 구호를 연신 외쳤다.
오모(38)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촛불을 들었는데 이번에 또 들 줄은 몰랐다”라며 “집회 분위기가 밝아지고 더 많은 사람이 편하게 올 수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친구와 함께 참여했다는 조모(34) 씨는 “원래 집회라고 생각하면 분위기가 무서운 줄 알았는데 알았는데 너무 밝아서 좋다”라며 “오늘은 제발 탄핵안이 가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나왔다”라고 했다.
탄핵 표결 가결을 요구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컸다. 집회에 참여한 곽성원(22) 씨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국회 앞까지 가지 못해 아쉽다”라며 “탄핵안이 빨리 통과되고, 헌법재판소를 가서 하루빨리 나라가 정상화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유건(28) 씨는 “오늘은 꼭 대통령이 탄핵당하였으면 한다”라며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된 판단을 해주길”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각지에서 이번 집회에 참여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광주에서 6시간이 걸려 올라왔다는 문성원(50) 씨는 “많이 나온 시민들의 힘을 믿고 탄핵안이 가결되리라 믿는다”라며 “탄핵결과를 두 눈으로 보고 집으로 내려가고 싶다”라고 했다. 경북 구미에서 3시간이 넘게 걸려 올라왔다는 안모(35) 씨는 “국민이 이렇게 모인 이유를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한 번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라며 “오늘 국회 앞은 역사에 기록될 순간이라고 생각해서 올라온 것”이라고 했다.
충청도에서 올라왔다는 김모(24) 씨는 “오늘이야말로 끝났으면 한다,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는 과정을 지켜볼 수 없어서 올라왔다”라며 “혹시나 가결되지 않으면 다음 주에도 올 것이다. 행진까지 다 참여하고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4시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을 실시한다. 탄핵안 가결을 위해서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인 20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선 야권 192표 이외에 여당에서 8표의 찬성표가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