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포] “학원 조교도 수능 본대요” N수생 역대급 수능 코앞…혼란의 대치동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김도윤 수습기자] “의대 출신인 학원 조교 선생님들도 다 수능을 본대요. 조교보다 시험을 잘 봐야 한다는 압박감이 큽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한 달가량 앞두고 수험생들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는 1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만난 김모(19) 양은 이렇게 털어놨다. 김양이 다니는 수학 학원에선 서울대 의대를 제외한 모든 의대 출신의 조교가 수능을 치른단다. 의대를 재학하면서도 더 상위권인 의대로 다시 진학하는, 이른바 ‘갈아타기’를 위해서다. 김양은 “재수생 유입이 많아 그들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날 오후 5시께, 대치동 한 재수학원에서 쏟아져 나온 학생들은 곧장 인근 골목의 또 다른 학원으로 향했다.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는 교복을 입은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뿐 아니라 일상복을 입은 재수생 등 이른바 ‘N수생’까지 더해져 북적
2024-10-16 08:35
-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무죄’(종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김도윤 수습 기자] 이태원 참사에 부실 대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광호(60) 전 서울경찰청장 등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참사 희생자 2주기를 10일여 앞두고 나온 판결이다. 김 전 청장은 지난 6월 의원면직(사직) 처리됐으나 이태원 참사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 간부 중 최고위직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권성수 부장판사)는 17일 이태원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책임자들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김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김 전 청장과 함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과 정대경 전 112 상황팀장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경찰이 노출한 인적 물적 한계는 상당히 실망스러웠을 것”이라면서도 김 전 청장에게 참사에 대한 법적 책임은 없다고 봤다. 김 전 청장 측은 그동안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할 것이라 예측할 수 없었으며, 사고를 예견하지 못한
2024-10-17 12:09
-
[단독]“눈치 보여 못해” 암·치매 논문 다 멈췄다…전공의 떠난 의대 연구 실적 ‘추락’
[헤럴드경제=박혜원·안효정 기자, 김도윤 수습기자] #.지난 11일 오전 11시께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방사선종양학회 추계학술대회는 참석자 자리가 절반 이상 비어 있었다. 교수들의 연구 성과 발표가 끝난 뒤 관계자들이 자리를 뜨면서다. 예년 같았다면 연구 발표를 전공의들이 주도해야 했다. 전공의 발표 후에는 교수들의 평가와 조언도 이뤄지곤 했다. 그러나 이날은 “질문 하나씩만 짧게 받겠습니다”라는 형식적 절차로 마무리됐다. 전공의들의 발표가 사라지며, 대형 강당 2곳에서 반나절 이상 걸렸던 발표 시간은 1시간30분으로 줄었다. 발표된 연구도 3건에 그쳤다. 논문 접수도 작년 385개에서 올해는 6분의 1 수준인 63건으로 쪼그라들었다. 박희철 방사선종양학회장은 “올해는 어찌 학회를 열었지만 내년은 가망이 없다”며 “세계 병원 순위를 따질 때 연구 실적도 따지는데, 이제 추락할 일밖에 남지 않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의대 16곳 연구
2024-10-21 08:01
-
가족은? 예우는?…韓 젊은이 5명 中 4명 전쟁 불참, 이유 들어보니[취재메타]
편집자주 취재부터 뉴스까지, 그 사이(메타·μετa) 행간을 다시 씁니다.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김도윤 수습기자] 한국에서 전쟁이 발생할 경우 참전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국민이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조사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북한은 최근 평양 상공에 무인기가 출몰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북한 젊은이 100만여명이 자발적으로 입대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알렸다. 한국의 전역한 젊은이들이 ‘전쟁 불참’을 선택하는 다수 이유는 국가에 대한 믿음 부족 때문이었다. 21일 헤럴드경제와 만난 공군 출신 예비군 2년차 정모(27) 씨는 참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말 뿐인 애국심은 이제 의미가 없다”며 “공군의 경우 전투기 하나를 띄우더라도 난이도가 높고 목숨을 건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데 결국 전쟁에서 쓰이고 마는 소모품이 되고 말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rdq
2024-10-21 11:00
-
“제발 입금 좀” 물건 값 못받아 신불자…자영업자 잡는 미수금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김도윤 수습기자] #. 경상남도 김해시에서 식자재 유통업을 하는 허모(49) 씨는 거래처 15곳으로부터 약 5000만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허씨가 매일 일어나서 하는 일은 “사장님 오늘은 꼭 입금해주세요”라는 문자 돌리기.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폐업하는 가게들이 늘어나면서 아예 연락이 안되는 업체도 생겨났다. 허씨는 “‘나홀로소송’을 해서 지급명령서를 받았고, 신용정보회사까지 찾아가 미수금을 받아 달라고 의뢰를 해봤지만 꿈쩍도 않는다”며 “결국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어서 쓰고 있는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 폐업률이 높아지면서 물건을 납품하고 제 때 물건 가격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위 ‘미수금(未收金)’ 사태다. 국세청이 공개한 ‘최근 10년간 개인사업자 현황’ 자료
2024-10-25 10:00
-
‘천정부지 금값’에도 종로 금은방들 ‘울상’… “돌반지 50만원 누가사요”[르포]
[헤럴드경제=김도윤 수습기자]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시세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금 판매하는 종로구 금은방들은 역대급 금값 상승 시류를 한탄스럽게 쳐다봤다. 종로 금은방 업체 다수가 ‘공임비’를 주요 수익모델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금 가격 상승보다 매매가 빈번해야 수익이 남는 구조란 얘기다. 금값이 오르면서 ‘골드바’ 수요는 늘었으나, 이는 마진이 낮다고 상인들은 설명했다. 다만 종로 일대 귀금속점 수는 3년전 대비 20여곳 늘었다. 28일 오전 종로 귀금속거리. 금은방들은 아침부터 금반지나 금목걸이 등을 진열장 위에 가지런히 올려두며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다만 상점 대다수는 한산했다. 종로 대로변의 대형 금은방 1~2곳을 제외하면 유리세정제를 들고 유리문을 닦거나 창밖을 바라보며 손님이 오길 기다리는 업주들이 많았다. 서울 종로구 종로귀금속거리에서 20년 넘게 가게를 운영해왔다는 이모(65)씨
2024-10-29 06:00
-
‘배제의 문화’ vs ‘영업의 자유’… ‘NO OO 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취재메타]
편집자주 취재부터 뉴스까지, 그 사이(메타·μετa) 행간을 다시 씁니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김도윤 수습기자] 우리에게 익숙한 팻말 ‘금연구역’은 이질감이 적다. 행위에 대한 규제인 때문이다. 금연구역은 그가 남자든 여자든 나이가 많든 적든 피부색과 인종을 가리지 않는다. 해당 구역에서 흡연 행위만을 하지 않으면 된다. 이에 비해 어느새 우리사회 깊숙히 자리잡은 ‘NO OO 존’은 여전히 이질감이 크다. 아이를 동반한 부모여서, 나이가 많아서, 문신을 해서 특정 장소 입장이 제한되는 것은 행위가 아닌 존재를 문제 삼는다. 존재에 대한 문제 제기는 차별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한 백화점의 ‘NO 키즈존’ 운영을 차별이라 규정하고 시정을 권고했다. ‘NO OO 존’ 규정을 적용한 업주들도 할 말은 많다. 그들은 매장에 들른 아이
2024-10-31 14:16
-
[르포] “임대료도 가족한테 빌려서 메꿨어”…명절특수 실종된 거리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김도윤 수습기자] “장사고 뭐고, 이제는 그냥 버티는 게 목표입니다.” 12일 늦은 오후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가구거리. 한때 활기로 가득했던 모습과 달리, 거리엔 무거운 공기가 내려앉은 듯 침체된 인상을 주었다. 가게 밖에 내둔 의자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은 표정없이 거리를 응시하고 있었다. 황학동에서 15년째 주방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 상인은 가게 쌓여가는 물건을 가리키며 지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이렇게 힘든 적은 없어요. 물건이 안 팔리니까 재고만 늘어나고,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자신도 없어요.” 건너편 점포를 지키고 있던 다른 상인도 비슷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코로나 때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 거리에 사람이 없으니 장사가 될 리가 없다. 길거리를 봐라. 상인들만 나와 있고 손님은 보이지 않잖나”라며 답답함을 털어놓았다. 지하철 2호선 신당역을 빠져나와 서울중
2024-09-15 09:00
-
신고 접수 15분만에 배회하던 실종노인 찾은 ‘매의 눈’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김도윤 수습기자] “치매 노인의 경우 대로변을 일방향으로 걷는 걸음걸이 상의 특이점이 있습니다. 30m, 50m 거리를 몇 초에 주파했는지 파악해 그 시간을 기준으로 현재 어느 지점에 있을지 예측합니다.” 치매극복의 날(21일)을 앞두고 19일 방문한 서울시 강남구 강남 도시관제센터. 요원들이 끊임없이 마우스를 클릭하며 카메라 각도를 조정하고 화면을 분석하고 있었다. 치매노인을 비롯해 실종자 가족이나 보호자가 경찰에 신고를 하면, 관제센터도 ‘매의 눈’을 가동한다. 관제센터 근무자들은 강남구에 퍼져 있는 7700여대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뚫어져라 확인하며 실종자를 찾는다. 인상착의, 실종된 장소, 그리고 실종 시각을 바탕으로 실시간 모니터링과 지능형 CCTV 분석을 종합해 사라진 사람을 찾는 작업에 들어간다. 지난 13일 오후 2시께, 대치4동에서 치매노인이 실종됐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센터의 관제요원
2024-09-21 10:00
-
“韓 너무 싸고 품질도 굿”… 대만 관광객 덕, 광장시장 때아닌 ‘이불 호황’[르포]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김도윤 수습기자] 10월 31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광장시장. 영업 준비를 하는 시장 상인들 틈에서 골목 순찰을 하는 상인회 사람들을 만났다. 요즘 광장시장에서 가장 큰 호재가 무엇인지 묻자, 상인회 관계자는 ‘이불’ 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광장 시장 내 이불 점포 들은 ‘호떡 집에 불’이 난 듯 쉴 새 없이 관광객들이 몰려들었다. 이불 매장을 찾았다. 그곳에 들른 손님들 대부분은 대만 관광객들이었다. 그들은 구경만 하고 가는 손님들이 아니었다. 통상 관광객들의 소비가 그렇듯 짧은 시간 압축적으로 구매 여부를 확정하고 다른 곳으로 다시 이동한다. 구매 결정은 신속하고 덕분에 매장 회전율은 높다. 상인회 관계자가 ‘이불에 불이 났다’고 설명한 것도 뒤늦게 이해가 갔다. 광장시장 이불 매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하루에도 대만 관광객 버스가 수없이 쏟아들어져 온다고 설명했다. 관광객들은
2024-11-01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