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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봉 7천이 많이 받는 건가요?” ‘이 회사’ 직원들 난리난 이유
화섬식품노조 웹젠지회가 지회 설립 1주년인 4월 5일 경기도 판교 PDCC타워 앞에서 첫 단체행동을 진행하며 대표이사와의 직접대화를 요구했다. [화섬식품노조 홈페이지]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나도 몰라, 너도 몰라 깜깜이 연봉협상 이제 그만!”

임금 인상을 둘러싼 웹젠의 노사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국내 게임업계 최초의 파업 사태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웹젠 노동조합은 오는 5월 2일 파업 돌입을 공식 발표했다. 최근 게임업계가 앞다퉈 연봉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웹젠 노조는 경쟁사의 임금 수준을 언급하며 그에 준하는 처우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웹젠지회는 1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웹젠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게임업계 최초의 파업을 예고했다. 이달 8일 조합원 대상 투표를 통해 파업을 결정한 이후 10일 만이다.

지난해 기준 평균 연봉이 7100만원인 웹젠이 파업에 나서면서 게임업계는 연봉 갈등이 가져올 파급에 주목하고 있다.

게임업계 최초로 파업을 결의한 웹젠 노조 노영호 지회장이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웹젠 본사 앞에서 '김태영 대표이사 대화 촉구 및 쟁의행위 예고 기자회견'을 하며 참석자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이날 웹젠 노조는 “일각에서 연봉이 7000만원인데 너무 강한 걸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 실제 평균 연봉은 5000만원도 되지 않는다”며 “게임업계의 깜깜이 연봉 협상이 가져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게임업계 전반이 파격적인 연봉 인상을 내걸자 웹젠 또한 평균 2000만원(연봉+성과급) 인상을 발표한 바 있다.

노영호 웹젠지회장은 전국화학섬유식품노동조합의 온라인 소식지에서 “2000만원은커녕 100만원 단위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고위 임원의 성과급이 높게 책정된 반면 직원의 급여 인상폭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분석이다.

노조 내부 설문을 통해 조사한 중위 연봉은 4739만원 수준이다. 노조는 웹젠의 중위 연봉이 동종 업계보다 1000만원 이상 낮다고 보고 있다. 노조는 올해 초 임금교섭에서 일괄 1000만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평균 10% 인상을 제시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지난해 게임업계는 개발자 영입을 위해 공격적으로 연봉을 인상하면서 몸값경쟁의 신호탄을 쐈다. 특히 김택진 대표가 이끄는 엔씨소프트는 이미 ‘연봉 1억원 시대’를 열며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기준 1인 평균 급여는 1억600만원이다.

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크래프톤도 지난해 2월 사내 소통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자 연봉은 2000만원, 비개발자는 1500만원을 인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21년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2600만원으로, 전년 4600만원 대비 173% 뛰었다.

게임업계 최초로 파업을 결의한 웹젠 노조 노영호 지회장이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웹젠 본사 앞에서 '김태영 대표이사 대화 촉구 및 쟁의행위 예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웹젠 노조 측은 “(웹젠은) 600명이 영업이익 1000억원대를 내고 있으니 돈을 못 버는 회사도 아니다”며 “(등기)임원 6명 보수 한도가 100억원으로 설정됐는데 정작 평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임금협상에서는 단 한푼의 양보조차 어렵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회사가 진전된 안을 제시하고 대화하고자 한다면 언제든지 교섭에 응하고 파국을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할 것”이라며 “웹젠 노동자 요구는 단순하다. 정당한 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 그리고 미래 비전”이라고 덧붙였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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