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외야로 쭉쭉 뻗어나갑니다. 중견수 이종욱 쏜살같이 달려가 몸을 날려보는데요. 아, 공이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어요. 이종욱의 허슬 플레이로 두산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냅니다!"어린 소년의 눈에 비친 이종욱은 외야를 지배하는 신과 같았다. 그와 같은 중견수가 되겠다는 소년의 결심은 부모님의 반대마저 뚫어냈다. 엘리트 야구에 입문한 지 올해로 7년차. 동산고 센터라인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중견수 장두성(17)의 외야사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중견수는 내 운명
외야는 어려서부터 뛰어다니는 것을 좋아했던 장두성에게 최고의 놀이터가 됐다. 특히 외야의 중심에서 가장 넓은 수비 범위를 책임져야 하는 중견수는 발이 빠른 장두성에게 딱 맞는 포지션이었다. 장두성은 “(수비 범위나 타구 판단력이)최상위는 아니지만 중상위권은 되는 것 같습니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수도권 A 구단 스카우트는 “장두성은 발이 빠르다보니 중견수로 평균 이상의 수비 범위를 갖추고 있으며 정확한 송구 능력도 겸비했다”고 그를 평가했다.장두성은 177cm, 70kg의 그다지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빠른 발 하나는 제대로 타고났다. 야구를 시작하기 전 그는 육상 단거리 꿈나무였다. 야구를 그만둔다면 육상부로 돌아오라는 제의를 받을 정도로 스피드에는 일가견이 있었다. 장두성은 자신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빠른 발'을 살려 올 시즌 2017 주말리그 전반기 인천&강원권 6경기에서 8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도루상 역시 그의 차지였다. 장두성의 질주는 지난 20일 열린 주말리그 후반기 강원고와의 경기에서도 계속됐다. 이날만 3개의 도루를 성공하며 빠른 발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현장에서도 장두성의 스피드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고교에서 발 빠르기로는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선수며, 프로 무대에서도 대주자로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는 자원이라는 것이 이날 경기장을 찾은 스카우트들의 공통적인 평가였다.
인천을 대표하는 야구 명문 동산고. 탄탄한 팀 전력 덕에 장두성은 지난 2년간 풍부한 전국대회 경험을 쌓았다. 제 아무리 날고 기는 선수라고 해도 큰 무대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은 법. ‘강심장’ 장두성은 익숙한 상대들이 즐비한 주말리그보다 전국대회 성적이 더 좋았다. 주말리그에서 2할대 타율(0.278 36타수 10안타 14도루)을 기록한 데 반해 전국대회에서는 3할 후반대 타율(0.386 44타수 17안타 7도루)을 기록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주말리그보단 전국대회 타석이 훨씬 더 편하고 재밌어요. 오히려 큰 대회에서의 긴장을 즐기게 되는 것 같아요.”시즌 첫 전국대회였던 황금사자기 대회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동산고는 4강 문턱에서 경남고에 덜미를 잡혔다. 0-10, 5회 콜드패. 당초 두 팀 모두 엇비슷한 전력이라고 평가받았기에 콜드게임은 다소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였다. 장두성은 "콜드패라 경기 후 울컥했어요, 눈물도 살짝 났죠. 지금 아쉬움을 뒤로 하고 청룡기 때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거두고 싶어요"라며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본인이 지금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재밌고 즐거운 일이 바로 야구라는 장두성. 브라운관 속 이종욱의 플레이를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운 그가 이제 프로 무대 진출을 앞둔 고교 3학년이 됐다. 본인 뒷바라지를 하느라 고생한 부모님과 할머니에 대한 감사함을 멋진 플레이로 보답하고 싶다는 장두성의 고교 마지막 시즌 각오는 제법 당차다.“먼저 팀으로는 지난해 대통령배에 이어 전국대회 우승을 다시 한 번 꼭 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도루를 더 많이 해서 다른 팀들로 하여금 제가 나왔을 때 발이 빠르다는 압박감을 줄 수 있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아름 기자]* ‘800만 관중 시대’를 맞은 한국프로야구. 프로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추앙 받고 있는데 반해 그 근간인 아마야구에 대한 관심은 냉랭하기만 합니다. 야구팬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아마야구 선수들 및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아마야구 人덱스>가 전하고자 합니다. 독자들의 제보 역시 환영합니다. 아마야구 선수 및 지도자, 관계자들에 대한 소중한 제보를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적극 반영해 취재하겠습니다. 야구 팬 여러분의 성원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