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겨우 31평 땅에 4층 건물을 올렸다고?” 당인리 삼각뿔 건물의 기적[건축맛집]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서울 마포구 토정로에 있는 어느 좁은 골목길을 걷다보면, 나지막한 주택들 사이에서 돌연 뾰족하게 튀어나온 한 건물을 만날 수 있다. 저층 주택 사이에 우뚝 솟아난 삼각뿔 형태의 이 건물은 폭 5.6m, 길이 17m 규모의 비좁은 대지 위에 올려졌다. 그전까지는 비좁고 사업성이 좋지 않아 어떤 건축물도 짓지 못했던 공간이다. 독특한 모양은 건축법에 의해 설정된 정북 방향 일조권 사선제한(주변 건축물 일조권 확보를 위해 건물 신축 시 지상층의 높이를 제한하는 것) 조건을 적극 수용하되 개성을 품도록 고심했다. 주변 건물과 키맞춤은 했지만 솟아오른 형태로 독보적인 분위기를 뿜어낸다. 그러면서도 골목길을 향한 열린 입면을 적용해, 넓은 창이 적용되며 한층 밝은 가로 환경 조성에 기여한다. 이곳은 에스엠엘(SML)건축사사무소의 임승모 대표 건축사가 설계한 ‘소슴당인’ 건물이다. 104㎡(약 31평) 규모의 대지면적 위에 지상 4층 높이,
2024.09.17 14:48[영상] 떼돈을 마다하고 지었다…MZ들 우르르 민락동 핫플 비움의 멋 [건축맛집]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부산 수영구 광안리 해수욕장 동쪽에 위치한 매립지. 2022년 이곳에는 빨간 벽돌에 박공형 지붕(책을 엎어놓은 듯한 삼각형 지붕)의 거대한 창고형 건물이 지어졌다. 주변 고층 건물들처럼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용도의 땅임에도 불구하고, 건물은 겨우 2층에 속은 텅 비어 있어 준공 당시 인근에서 화제가 된 곳이기도 하다. 건물을 설계한 이승진 엘제이엘(LJL)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용적률이 450%까지 가능한 땅이었지만 70% 수준으로 지어졌다”면서 “많은 투자자와 시행사가 주거시설을 짓자고 제안했지만 건축주인 박지만 삼미 대표의 바람에서 문화와 음식, 패션 등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을 짓게 됐다”고 건물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이 건축사는 개소 이전 대형 법인인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13년간 근무했다. 계획부터 준공까지의 과정이 긴 것은 물론 역할도 제한적이라는 점 때문에 그는 늘 퇴사에 대한 생각을 가슴 한켠에 품고
2024.08.21 16:48성수동 아치형 빨간 벽돌건물에 이런 비밀이…건축 인생을 담는다 [건축맛집]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어제와 오늘이 다른 ‘변화의 동네’ 성수동에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한 붉은 벽돌 주택이 지어졌다. 건물은 수많은 아치로 창을 냈다. 부드럽게 상승하다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아치에 성수동에 터를 잡고 50년 째 살고 있는 노모의 삶이 그대로 묻어난다. “건축주의 특별함이 우리의 특별함을 만든다”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하는 소수건축사사무소의 두 부부 건축사를 만나봤다. 최근 성동구 성수동 사무실에서 만난 소수건축사사무소 고석홍·김미희 공동대표는 ‘소수’라는 이름처럼, 건축주의 이야기를 담아 보편성에서 고유성을 이끌어내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 고 건축사는 “‘소수’가 마이너리티라는 뜻도 있지만, 숫자 체계 중에 1과 자신으로만 나누어지는 소수(素數, prime number)도 있는데, 그런 보편과 고유를 동시에 추구하는 건
2024.07.17 15:54빵이 안보이는 제주 빵지순례 명당…빵집은 풍경과의 조화를 택했다 [건축맛집]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평범한 빵집이라면 있는 전면 유리창이 없다. 갓 구운 빵이 진열된 매대나 제빵 공간도 볼 수 없다. 오직 후각을 자극하는 고소한 빵 냄새만 새어 나와 호기심을 자극한다. 잿빛 콘크리트 벽이 둘러싼 이 건물은, 제주 집집마다 있는 돌담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됐다. 멋 부리지 않은 투박한 외관이 주변 마을 풍경과 어우러진다. 이 빵집을 설계한 박현모 ‘아뜰리에11’ 건축사사무소 건축사는 제주 토박이다. 제주의 고유한 지역성을 살린 건축물로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제주 애월에 빵집 ‘버터모닝’을 지을 때도 가장 먼저 마을 풍경과의 조화를 생각했다. 그는 “시골 마을 한가운데에 상점이 생기면 이질적일 것이라고 생각해 최대한 화려한 장식을 걷어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 건축사가 건축주를 처음 만난 건 2015년이었다. 건축주는 대구에서 20년 넘게 빵집을 운영해온 40대 가장으로, 도시 생활에 염
2024.06.19 15:49[영상] 여기가 10년 폐허 짠내나던 소금 공장이었다고?…염전의 기억마저 담았다 [건축맛집]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10여 년 동안 폐허로 남아있던 한 소금공장이 어느 젊은 건축사 부부의 손길을 거쳐 동네 주민들의 쉼터이자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곰소염전으로도 유명한 전북 부안군의 건축물 ‘부안 예술공방’ 이야기다. 방치돼 있던 소금공장의 기억을 공간에 담고자 한 예술공방은 부안 구도심 도시재생의 촉발점이 됐다. 부안 예술공방을 설계한 김시홍·황남인 내러티브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소장을 지난 4일 서울 중구 필동의 사무실에서 만나 건축물의 탄생 배경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부안 예술공방은 부부 건축사인 이들이 2020년 사무소 설립 이후 개소 초창기인 2021년 설계한 공공 프로젝트다. 사회문화적 맥락을 반영해 건축과 사회의 건전한 상호작용을 이끌어낸다는 의미가 담긴 사무소 이름처럼 부안 예술공방은 부안군 주민들의 삶과 마을의 축을 반영하고 있다. 예술공방이 만들어지기 전 대지 위에는 전통 제염법으로 재제염을 생산하던 공장이 있었
2024.05.15 13:49[영상] 누가 건축은 부수고 짓는다 했어?…고쳐쓰는 건축 세상을 따뜻하게! [건축맛집]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지난 2015년 용산구 후암동 한 후미진 골목길에 밝은 노란빛의 건물이 들어섰다. 한때 공사가 중단되며 경매까지 넘어갔던 사연 많은 이 건물은 리모델링을 통해 재탄생했다. 이 건물을 직접 고쳐 사무실로 쓰고 있는 박현진 온디자인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사를 지난 4일 만났다. 박 대표는 사무실 건물에 대해 “과거에는 노숙자, 청소년들이 들락날락해 경찰이 바리케이트를 설치할 정도의 황폐한 공간이었고, 주변에도 쓰레기가 늘어나는 등 기분좋지 않은 공간이었다”라며 “(리모델링으로) 동네 분위기를 확 바꾸고, 인근 시세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벌써 리모델링한지 10년 가까이 된 이 건물은 ‘따뜻한 건축’을 지향하는 온디자인건축사사무소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박 대표는 낡은 건물을 무조건 부수고 새로 짓기 보다, 폐자재가 적게 나오는 리모델링을 지향한다. 기분 좋은 생경함을 선사
2024.04.17 16:49[영상] 폐가 즐비 영도를 바꾼 마을회관의 기적…어린이집을 품은 공원 [건축맛집]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마을회관이 광장이 된다면?” 부산광역시 영도. 피난민들의 한과 아픔이 뒤섞인 곳, 혈육을 찾고자 하는 희망이 공존하는 공간. 그런 곳에 지어지는 마을회관이라면 어떤 모습일까? 플로건축사사무소(flo)는 “마을회관이 광장이 된다면?”이라는 물음에서 영도 봉산마을 코워킹스페이스를 설계했다. 회사의 명칭이자 건축물의 기준레벨을 뜻하는 밑바닥(FL±0)에서부터 다시 질문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외부와 내부를 잇고, 그 흐름(FLOW) 속에 마을 주민들의 관계 맺기를 도와주고 싶었다. 지난 14일 성동구 성수동에서 만난 플로 최재원 대표는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공공건축물이 어떤 경계와 흐름을 통해 좋은 공간을 서비스할지 또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플로는 최 대표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후배들인 오진국, 신요한 대표가 함께 만들었다. 여기에 최 대표와 과거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한 권
2024.03.20 17:02[영상] 테슬라가 반한 그집…호숫가 산책로를 살린 목조 에어비앤비 [건축맛집]
[영상=윤병찬PD] [영상=윤병찬PD][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트렌드는 계속 변할 겁니다. 그 안에서 지속가능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건축을 하고 싶어요. 또 방을 두 개 넣고, 세 개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이 그 공간에서 어떤 정서를 느끼게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꿈꿉니다” 1년 전, 테슬라가 편의성을 광고하는 영상에 자연과 어우러진 한 목조 집이 등장했다. 밤에는 어둠에 스며들고, 낮에는 풍경의 한 조각으로 자리한 집은 테슬라의 혁신과 어우러져 광고 효과를 배가했다. 해당 건축물을 만든 김선형 전남대 건축디자인학과 교수를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중원건축사사무소에서 만났다. ▶동료이자 조언자인 아버지와 ‘따로 또 같이’= 김 교수는 2대째 건축산업에 종사 중인 집안의 일원이다. 중원건축은 김 교수의 아버지인 김낙중 건축사가 1985년에 설립했다.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실무를 하던 김 교수가 한국에 들
2024.02.21 17:00[영상] 게임 테트리스로 집을 지었다…사람을 불러 모으는 건축 [건축맛집]
[영상=이건욱PD] [영상=이건욱PD][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서울 용산구 후암동 끝자락에는 새로 생긴 ‘길’이 있다. 과거 소월로와 두텁바위로는 평면적으로 가깝지만 절벽으로 단절돼있어 주민들의 이동이 제한적이었다. 15m의 단차로 경계가 명확했던 두 길을 이어준 건 하나의 건축물이었다. 경사로에 자리 잡은 건축물의 외부 계단은 지하 1층부터 지상3층까지 끊김 없이 연결돼 일종의 ‘공공 보행로’ 역할을 한다. 지난해 한국건축문화대상 건축물 민간부문 대상을 수상한 ‘콤포트 서울’의 얘기다. 지난 1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건축사사무소 ‘경계없는작업실’에서 문주호 소장을 만났다. 그는 “콤포트 서울의 부제는 ‘후암소월 1길 1’로, 건축물 자체가 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착안했다”며 “소월로와 두텁바위로를 연결하는 건축물을 지어
2024.01.24 16:54[영상] 야외 테라스 커피 한잔의 낭만…반포 붉은 벽돌집의 역발상 [건축맛집]
[영상=이건욱PD][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네모반듯한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로 가득찬 반포동 일대 노후 주택 밀집지역에 계단 형태를 띤 붉은 벽돌집이 눈에 띈다. 붉은 요새를 뜻하는 레드 포트리스(Red Fortress)는 ‘오래도록 변치 않는 건물이었으면 한다’는 건축주의 희망이 고스란히 담겼다. 233㎡(약 70평) 규모 대지에 올라선 5층짜리 벽돌집은 7년차 건축 아뜰리에 ‘더코너즈(THE CORNERZ) 건축사사무소’를 거쳐 탄생했다. 지난 20일 홍종화·최경철 더코너즈 건축사사무소 공동소장을 만나 레드 포트리스에 담긴 가치, 설계 과정 등을 전해 들었다. 홍 소장은 “반포동 일대를 보면 강남대로변은 휘황찬란한 상업적 건물들이 많지만, 거대한 도로 사이에 껴 있는 블록들은 무채색에 방치된 듯한 노후 주택들이 가득하다”며 “그곳에 저희가 새로운 활력을 넣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2023.12.27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