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 살인에 마약 유통까지?!…가짜인 듯 진짜 같은 ‘참교육’ [취향의 발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학생들과 싸우려는 게 아닙니다. 괴물들과 싸우려는 겁니다.” 교권보호국(이하 교권국)의 폭력적 처단에 대한 비판에 교육부 장관 최강석(이성민 분)은 이렇게 답합니다. 실제 교권국이 투입된 학교는 ‘배움의 터’로서 그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죠. 인권이라는 보호막에 둘러싸인 학생들의 폭력성과 영악함은 혀를 내두를 정도인데요.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이 그리는 학교는 교권이 존재하지 않고, 왜곡된 학생 인권만이 만연하며, 폭력은 일상이 된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학생을 가르쳐야 하는 교사의 의무와 학습권이라는 학생의 권리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배움이 간절한 학생들의 당연한 마음가짐은 쉽게 폭력의 먹잇감이 되고, 법과 제도는 가해자를 보호하는 데 급급합니다. 교사는 교육자가 아니라 민원과 소송에 시달리는 행정 노동자로 전락해 버리고, 내 자식만 중요한 부모와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정책 결정자들은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죠. 결국 배움과 가르침이
2026.06.16 15:24
‘관절 꺾인’ 좀비 공격에 심장이 ‘쿵’…그래도 ‘호러’를 계속 찾는 이유 [취향의 발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사라진 친구를 찾아 인적 없는 공간에 홀로 들어간 주인공. 이윽고 신경을 자극하는 불편한 소리가 귀를 파고들기 시작합니다. 암흑처럼 텅 빈 여백도 좀처럼 안심할 수 없습니다. 남은 문제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엇이 튀어나올 것인가 뿐입니다. 때가 됐음을 직감하고 슬며시 손으로 눈을 가립니다. 수없이 당했음에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어는 여전히 연약하게 나부끼는 심장 근육을 사수하는 것뿐이죠. “무서워서 죽을 뻔했다.” ‘공포’와 ‘죽음’이라는 단어가 한 문장 안에서 만나 더없는 찬사가 되는 세계가 있습니다. 비명이 환호가 되고, 숨을 멎게 하는 공포가 무언의 박수를 대신하는 곳. 바로 공포영화의 세계입니다. 공포영화의 정의는 간단합니다. 관객에게 무서움을 느끼게 만들 목적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때로는 소름 돋게, 때로는 끔찍하게, 때로는 심장을 멎을 듯하게 하며, 간혹 말문을 잃을 정도의 충격을 주는 공포는 오랜 시간 영화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2026.06.11 15:21
인공지능, 위협인가 새로운 동반자인가? [취향의 발견]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지난 16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2026 연등회’에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형형색색의 연등도, 자비로운 미소의 스님도 아니었습니다. 선두에서 연등행렬을 이끈 ‘로봇 스님’이었습니다. 얼굴은 다르지만 진짜 스님처럼 장삼을 입고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에 시민들은 신기하게 바라보면서 환호했습니다. 인공지능(AI)이 우리의 일상에 빠르게 스며드는 가운데, 종교계에서도 ‘AI’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AI라는 첨단 기술을 어떻게 바라볼지, 종교 내부에서 어느 정도로 활용할지 등을 두고 고민에 빠진 건데요. 전통과 영성을 중시하는 종교계가 AI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행정 지원 같은 실무적 보조부터, 로봇 스님 같은 파격적 시도까지 다양합니다. 이번 ‘취향의 발견’에서는 개신교, 불교, 천주교, 이슬람교 등 종교별로 다른 AI에 대한 시각을 살펴보려 합니다. 먼저 개신교계에선 생성형 AI를 이미 설교 준비하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성경 구절의 역사적 배경
2026.05.28 17:18
‘넷플 출입금지’ 칸의 저력…변화의 시작은 ‘기생충’이었다 [취향의 발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금 프랑스 남부 칸은 전 세계에서 모인 ‘별’들로 반짝이고 있습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막을 올린 ‘제79회 칸국제영화제’ 때문인데요. 세계적인 거장 감독들과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빛내는 가운데, 그들이 야심 차게 준비한 영화들이 작은 도시 칸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약 열흘간 이어지는 축제 동안 칸은 전 세계 영화인과 관객의 시선이 쏠리는 거대한 ‘쇼케이스’가 됩니다. 어떤 보물 같은 영화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지, 기대를 감출 수 없는 순간입니다. 특히 올해 칸은 한국 영화계에도 유난히 반갑고 뜻깊은 현장이 될 전망입니다. 지난해 ‘초청작 0편’이라는 굴욕을 뒤로하고, 올해는 경쟁 부문 진출을 포함해 총 3편의 한국 영화가 칸의 초청장을 받았기 때문인데요. 나홍진 감독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호프’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이후 4년 만에 황금종려상 레이스에 도전합니다. 연상호 감독의 ‘군체’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2026.05.13 15:29
한복 입고 왕비 된 기분…세종도 기뻐할 ‘궁궐’ 전성기[취향의 발견]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한복판에 있는 광화문은 익숙하면서도 묘하게 이질적입니다. 차가운 고층 빌딩 숲 가운데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옛 궁궐의 풍경 속에 양복을 입고 분주하게 회사로 향하는 다수의 직장인 사이에 한복을 차려입고 궁궐을 만끽하는 관광객들이 섞여 있습니다. 건립된 지 600년이 넘은 경복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생동감 넘치는 힙(Hip)한 장소인 듯 보입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궁궐은 학생들이 현장 학습으로 찾거나 어르신들이 산책하는 장소 정도로 인식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2026년 현재 고궁은 전 세계 MZ(밀레니얼+Z)세대의 버킷 리스트이자, 한국의 정체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상징적 공간으로 변신했습니다. 오늘 ‘취향의 발견’에서는 궁궐의 인기가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무엇이 세계인을 궁궐로 불러 모으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광화문 인근에 있는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4대 궁과 종묘를 찾는 관람객은 최근 몇 년 새 가파른
2026.04.30 14:39
엔딩을 거부한 ‘양치기 감독’…속도의 시대, 느림으로 남다 [취향의 발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번복은 이제 없습니다.” 지난 2013년 9월, 72세의 노장은 결연한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그러고는 그 자리에서 은퇴를 선언했죠. 물론 그가 그 단어를 입에 올린 것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말대로라면 적어도 지금까지 세 번은 퇴장했는데 때론 겸연쩍게, 때론 아무렇지 않게 돌아와 다시 연필을 쥐었죠. 그렇기에 그의 ‘N번째’ 은퇴를 바라보는 혼란한 시선 앞에서,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이번에는 진짜입니다”. 약 3년여 후, 흰 수염의 ‘양치기 할아버지’는 이젠 익숙해져 버린 그의 ‘복귀’ 소식을 알립니다. “감독님은 거짓말쟁이예요.”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이자 그의 오랜 벗인 스즈키 도시오가 더는 부정할 수 없는 농담을 던지자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렇게 말하죠. “다시 하려는 이유? 그건 잊기 때문이지. 은퇴는 했지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야.” 그렇게 기획부터 완성까지 7년이 걸린 미야자키 감독의 12번째 장편 ‘그대들은 어
2026.04.16 16:26
오픈런에 굿즈 한 아름…불교가 ‘힙’해진 이유 [취향의 발견]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사전 예매가 열리자마자 클릭이 쇄도하고 조기에 매진됩니다. 행사장 앞에는 한시라도 빨리 입장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모인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룹니다. 유명 가수의 콘서트 현장이냐고요? 아니요.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열리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풍경입니다. 천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불교가 최근 부쩍 달라졌습니다. ‘힙한 불교’를 표방하며 이전의 올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은 이미지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불교 행사에서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을 틀고 파티를 하는 모습은 낯설기도 하지만 MZ(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는 데에는 성공했습니다. 전통을 고수하던 불교가 왜 변화를 택했는지, 젊은 세대는 왜 불교에 열광하게 됐는지 들여다보려 합니다. ‘힙한 불교’의 신호탄은 ‘뉴진스님’이 쏘아 올렸습니다. 2023년부터 일진스님 캐릭터로 활동하던 개그맨 윤성호는 같은 해 11월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에서 ‘뉴진스님’이라는 법명을 받았습니다. 뉴진(NEW進)은 영
2026.04.02 16:00
영화 ‘천만’은 어쩌다 ‘마법의 숫자’가 됐을까 [취향의 발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다시는 볼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천만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입니다. 지난 6일 개봉 31일 만에 천만 관객을 넘은 이 영화는 현재(19일) 14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죠. 2년여 만에 우리 곁에 돌아온 천만 영화이자, 25번째로 천만 고지에 오른 한국 영화, 그리고 사극으로는 네 번째 달성입니다. 간만에 ‘왕사남’의 속이 뻥 뚫리는 흥행 질주를 지켜보면서, 꽁꽁 얼어붙었던 영화계에도 다시 온기가 돌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영화를 제작한 임은정 온다웍스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업계 분들로부터 ‘계획해도 못하는 것을 ‘왕사남’이 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듣고 있다”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분위기 속에서, 문득 머릿속에 한 가지 질문이 떠오릅니다. 바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마법의 숫자, ‘천만’ 대해서죠. ‘천만(1000만)’은 어쩌다 ‘대박’의 기준이 된 것
2026.03.19 15:29
‘왕과 사는 남자’ 단종과 엄흥도, 역사 속 실제 모습은?[취향의 발견]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나는 이제 어디로 갑니까….” 1457년 조선. 숙부의 쿠데타로 왕위에서 쫓겨나 머나먼 강원도 영월 산골 마을로 유배를 떠나는 이홍위. 최고 권력자인 왕에서 하루아침에 군으로 신분이 강등되고 목숨까지 잃게 됐을 때 그의 나이는 고작 16살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슬픈 왕으로 기억되는 단종의 이야기입니다. 그로부터 569년이 흐른 지금,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단종을 다시 소환했습니다. 어린 왕 단종과 유배지에서 그를 감시하던 호장 엄흥도를 주인공으로 한 이 영화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개봉 29일 차인 5일 기준 관객 수는 959만명을 돌파하며 ‘1000만 영화’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단종의 서사는 보통 살기가 가득 찬 세조와 약한 어린 왕의 구도로 그려지지만, ‘왕과 사는 남자’는 다른 방식을 취합니다. 어린 왕과 함께 그간 다뤄지지 않았던 엄흥도를 전면에 내세운 거죠. 세조는 등장조차
2026.03.05 15:42
‘제2의 한강’ 찾기, Y.W.C.A.가 답?! [취향의 발견]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요즘 전례 없이 문학상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제2의 한강’이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높아진 덕분입니다. 어느 때보다 K-컬처에 대한 인기가 많아진 지금, 국내 굴지의 문학상을 탄 작가 혹은 작품이라면 다시금 노벨상을 노려봄 직한 게 아니냐는 생각에서겠지요. 그래서 ‘취향의 발견’ 첫 번째 이야기로 문학상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한국의 3대 문학상이라 하면, 연초에 수상작을 발표하는 이상문학상과 11월에 각각 수상 결과를 내놓는 현대문학상과 동인문학상이 있습니다. 그간 문학상은 평단을 주도했던 중견 남성 작가들이 주로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근에는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바로 젊은 여성 작가들의 이름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거지요. 최근 수상작을 발표한 이상문학상도 올해 대상의 영예를 등단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은 위수정(49) 작가에게 안겨주었습니다. 헤럴드경제가 2010년 이후
2026.02.20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