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형 이벤트들이 줄줄이 6월 증시를 휩쓸고 지나간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국내 기업들의 수출 실적으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수출기반 대형주들이 국내 증시를 주도하고, 이들의 수출실적이 전체적인 어닝(실적)에 영향을 미치며, 실적은 다시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과 연계돼있다는 점에서 ‘수출-실적-수급’의 연결고리는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프로세스다. 그리고 브렉시트의 끝, 새로운 시작점엔 수출이 있다. ▶브렉시트 투표 후 단기반등, 이미 답은 나왔다… 수출은?=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건 잔류하건 불확실성 요인이 제거되며 증시가 단기적으로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단기전망은 그렇다. 그러나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는 수출실적은 하반기 증시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6월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액은 256억5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감소했다.

수출액은 지난해 1월부터 17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1970년 월간 수출 통계 집계 이후 최장기간이다.

6월 수출이 반짝 회복세를 보이다 중순 이후 다시 감소하면서 수출 감소세가 18개월 ‘최장기간 마이너스’를 이어가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다.

중국 저가제품과 경쟁하는 전자집적회로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9.1% 줄어드는 등, 수출감소에 대해선 여러 원인들이 지목되고 있다.

수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수출도 녹록치 않은 환경이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지역별 수출에서도 미국의 영향력 축소가 감지되고 있다”며 “수출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추이에서 미국 수출이 상당 부분 버팀목이 되어왔지만 지난해 이후 미국 수출 모멘텀도 뚜렷하게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6월 수출, 일평균으론 개선=낙관론도 있다. 6월 수출이 전달보다는 개선됐다는 것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일까지 6월 수출이 12.8% 감소했지만 통관일수를 감안한 일평균은 전년동기비 3.8% 감소한 17억7000만달러라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달 10.4% 감소한 것보다는 개선된 수치다. 6월 전체 일평균으로 보면 전년동기보다 6.3% 감소해 역시 전달보다 개선세가 예상된다는 평가다.

하반기는 조금 더 긍정적이다.

이상재 팀장은 “지난해 하반기 수출은 8월부터 국제 원자재가격을 반영하며 감소 폭이 확대됐다”며 “올 하반기에 국제 원자재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이같은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수출은 빠르면 8월부터 전년동기비 증가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수출 왜 중요할까, 美 경기ㆍ유가가 수출 좌우=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여전히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회복하기 위해선 수출지표의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코스피가 1800~2100선에서 머무는 이른바 ‘박스피’의 주범을 수출부진 때문이라고 지목하며 “금년 들어 수출 부진이 하나둘씩 개선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일평균 수출은 과거 20억달러대를 유지하다 금년 1월 16억달러대까지 하락했으나, 원자재 가격 회복과 엔화 절상 움직임으로 5월 18억달러대 후반으로 올라섰다.

박성현 연구원은 “수출지표의 개선은 수출기업들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기대를 키울 수 있다”며 “한국 증시의 실적 모멘텀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우위를 보이기 시작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그는 수출단가지수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의 비교를 통해 “아직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유가 등 원자재 가격과 상관관계가 높은 이 지표의 성격을 보면 하반기 유가가 50달러 수준만 유지해줘도 수출 단가 증가의 신호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은 최근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주산업인 조선업종이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상승 또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석유개발(E&P) 투자가 증가하고 한국의 해양수주 증가로 이어진다”며 현대중공업보다 현대미포조선을 선호주로 제시하고 두산중공업, 한진중공업, 현대엘리베이터 등을 추천종목으로 꼽았다.

또한 안현국ㆍ최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경기에 대해 “미국 5월 고용 지표가 좋지 않았던 것은 서비스업 부진의 영향이 컸지만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며 “구인율이 채용률보다 높고, 기업도 여전히 사람을 뽑으려 하며 미국의 풀타임 근무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수출이 개선되면 중소형주보다 대형주 지수가 더 낫다고 봤다. ▶수출이 늘면…‘박스피 탈출’, 대형주에 기회있다=박성현 연구원은 “수출 지표의 개선, 그리고 절대적/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실적 모멘텀은 당연히 외국인 투자가들의 한국증시에 대한 선호도를 끌어올리게 된다”며 “수출과 기업실적 회복은 외국인의 귀환을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수출과 기업실적의 개선세로 박스피 탈출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국내주식에 대한 보유를 권고했다.

또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에 대한 관심을 갖고 비중을 늘리며, 밸류에이션(Valuation)을 섹터나 종목 선별의 핵심 지표로 삼고 철강, 하드웨어, 반도체, 자동차, 은행, 증권, 건설 등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최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수출 개선 국면에서 동반상승할 수 있는 업종에 주목하며 수출 개선과 2분기 이익 흐름을 고려, 디스플레이, 은행, 기계, 철강, 건설 종목에 대한 비중확대를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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