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ㆍ박세환 기자]정부의 일방통행식 맞춤형 보육정책이 급기야 민간 어린이집의 집단휴원이라는 보육대란 위기를 부르고 말았다.

민간과 가정 어린이집 단체들은 물론, 맞벌이 부부, 전업주부 등의 강력한 반대에도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충분히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고 정책을 강행한 것이 화근이다. 이대로라면 3~5세 누리과정 보육대란에 이은 2차 보육대란이 불가피하다.

정부의 맞춤형 보육은 0~2세반 영아에 대한 보육 체계를 하루 12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는 ‘종일반’과 하루 최대 6시간 이용이 가능한 ‘맞춤반’으로 이원화하고, 전업주부 등에게는 맞춤반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맞춤반 부모에게는 필요할 경우 월 15시간 긴급보육바우처 추가 이용이 가능도록 했다.

이에 대해 어린이집 단체들은 ‘맞춤형 보육제도’ 시행시 아동의 보육료가 종일반의 80%로 책정되는 바람에 보육료 지원금이 20% 삭감돼 운영난이 심화될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업주부를 포함한 외벌이 가정의 경우도 보육 시간이 하루 6시간 이하로 제한돼 규정 시간을 넘기면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제도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논란이 깊어지자 보건복지부는 7월 1일 맞춤형 보육 시행을 전제로, 0~2세 영아에게 지원되는 보육료 가운데 절반인 기본보육료는 맞춤반 영아라 하더라도 종전 지원 금액 수준으로 유지하고 종일반의 다자녀 요건을 3자녀 이상에서 2자녀 이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보완책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종일반이 가능한 ‘두 자녀’의 기준을 놓고 복지부는 ‘쌍둥이’나 ‘연년생’일 경우만 적용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어린이집과 부모들은 모든 두자려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갈등국면은 여전하다.

보육급여의 형평성 논란도 그대로다. 일을 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 노동시장에서 배제된 여성들의 경우 보육에 있어서도 다시 한번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구직여성의 경우 상당기간 준비가 필요한데 아이를 맞춤반에 보낼 경우 구직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문제점도 지적된다.

이용자들의 혼란은 말할 것도 없고 보육 사각지대를 만들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종일반 대상 영아로 판정받기 위해선 스스로가 종일반 이용자격이 있음을 공인된 증명서를 통해 입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근로형태, 종사상 지위, 정보접근성이 떨어지는 다양한 정보격차 계층 등 증명서 제출이 용이하지 않은 영아가구들은 자신들의 서비스 욕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일반 이용으로부터 배제되거나 개선책이 나올 때까지 보육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될 수 있다.

어린이집들의 집단휴원 예고에 맞벌이 부부 등 수요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돌배기를 가정 어린이집에 맡기고 맞벌이를 하는 조희영(33) 씨는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부랴부랴 연차를 냈다”며 “이번 휴원이 장기간 이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케이블방송사에 근무하는 서지영(39ㆍ서울 아현동) 과장은 어린이집 휴원 소식에 ‘멘붕 상태’다. 2살된 자녀를 가정 어린이집에 보내는 서 과장은 “어린이집이 휴원 소식에 맞벌이 하는 회사 여 후배들이 연차를 미리 낸터라 팀장인 나까지 연차를 쓸 수 없었다”며 “친정 부모는 부산에 있고 시부모는 편찮으셔서 결국 남편이 여름 휴가를 앞당겨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신정동에서 가정어린이집을 운영하는 한 원장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16명 중 4~5명이 맞춤형 보육에 해당된다”며 “한 달 벌어 한 달 운영하는 영세한 구조인데 맞춤형 보육이 시작되면 운영이 많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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