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ㆍ유은수 기자]정세균 국회의장이 13일 20대 국회 개원을 맞은 첫 연설에서 개헌 논의의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이와 함께 이날 여야 국회의원이 참석한 포럼에서도 대선 전 개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개헌 논의가 본격적으로 불붙는 분위기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20대 국회 개원사에서 “내년이면 소위 87년 체제의 산물인 현행 헌법이 제정된 지 30년이 된다”며 “개헌은 결코 가볍게 꺼낼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외면하고 있을 문제도 아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국회의장으로서 20대 국회가 변화된 시대,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헌정사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주춧돌을 놓겠다”고 해 20대 국회에서 개헌 의제를 제시ㆍ주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0대 국회 개원식이 열리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0대 국회 개원식이 열리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0대 국회 개원식이 열리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0대 국회 개원식이 열리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도 내년 대선 전에 개헌이 이뤄져 ‘대통령 5년 단임제’인 현행 헌법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통령 중임제’ ‘분권형 대통령제’ 등 새로운 권력구조를 향한 개헌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반도선진화재단 세계평화포럼 등 6개 사회단체가 연합해 만든 국가전략포럼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개헌, 우리 시대의 과제’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인명진 경실련 공동대표 겸 갈릴리교회 원로목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나라를 이끌어갈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들은 우선 개헌에 매달려야 한다”고 했다. 인 목사는 “총선을 통한 국민들의 메시지는 분명하다”라면서 “87년 정치제제의 핵심인 대통령 5년 단임제(소위 제왕적 대통령제), 그리고 이것과 짝을 이루는 국회 양당체제는 이제 그 수명을 다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 목사는 대통령 5년 단임제가 “권력의 속성인 레임덕, 국민의 눈치를 더 이상 볼 필요 없다는 막장심리로 인한 독주와 오만, 서둘러 치적쌓기에 급급한 정책, 퇴임 후를 대비한 대못박기 등 결국 대통령을 불행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국회나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국민들이 이미 결정한 새로운 정치질서를 법제화 하는 일, 즉 다당제와 협치로의 개헌(분권으로의 개헌)”이라고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은 “대선까지는 1년 6개월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개헌을 추진해서 신속하게 국민투표까지 한다면 개헌역사를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도 “우리 대한민국 헌법은 지금까지 거의 30년째 개정되고 있지 않다”며 “국회가 새로 시작했으니까 개헌 문제에 대해서 논의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나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개원연설에서는 개헌 언급이 없었다. 박 대통령은 개헌 논의에 대해 과거 부정적인 뜻을 여러 차레 표했다. 지난 1월 13일 기자회견에서도 “지금 우리 상황이 (개헌 논의로) 블랙홀 같이 모든 것을 빨아들여도 상관없는 그런 정도로 여유가 있느냐”며 “한 치 앞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으로 몰아가면서 개헌을 어떻게 해보겠다고 하는 것은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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