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미신고 집회” vs 김씨 “집회 아닌 기자회견”
-法, “기자회견의 목적과 범위의 수준을 넘어서”....“집회 해당”
-法,“전 세계적으로 중국활동가들 구명을 위한 운동 있었고, 집회 평화적으로 진행돼” 선고유예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불법구금된 중국 여성인권 활동가들을 석방하라며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미신고 집회를 연 한국인 여성활동가에게 법원이 선고를 유예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노서영 판사는 이같은 혐의(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활동가 김모(38·여)씨를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1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7일 밝혔다. 선고유예란 범행이 경미한 경우에 한해 2년 간 형의 선고를 미루는 것이다. 2년 간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선고받은 형의 효력이 없어진다.
여성·인권 시민단체인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의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던 김 씨는 지난해 3월 서울 중구에 있는 중국대사관 앞에서 미신고 집회를 주최한 혐의를 받았다. 이날 김 씨를 포함한 15명은 약 20여 분 간 현수막과 피켓을 펼치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중국정부가 구금한 여성활동가 5명을 즉시 석방하고, 중국 내 페미니스트 LGBT 활동가와 사회운동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사전에 신고하지 않고 불법집회를 열었다며 김 씨를 재판에 넘겼다.
김 씨는 법정에서 “이같은 행위는 기자회견의 일환이라 사전신고가 필요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 판사는 김 씨 등의 행위가 기자회견이 아닌 집회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행위는 기자회견의 목적과 범위의 수준을 넘어섰다”며 “일반인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에서 기세를 보여 불특정 다수 의견에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사전신고해야 하는 집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노 판사는 “당시 중국정부가 여성인권활동가를 불법 체포·감금한 소식이 알려지며 전 세계적으로 그들의 구명운동이 일어나고 있었던 점, 15명 이내의 소수 인원이 24분 정도의 집회를 마치고 자진 해산했고, 집회에서의 발언과 퍼포먼스가 평화적인 방법으로 진행된 점 등을 감안했다”며 선고를 유예했다.
지난해 3월 6일 중국경찰은 라 팅팅 등 5명의 여성운동가들을 붙잡아 가뒀다. 이들이 ‘대중교통에서의 성희롱 반대 캠페인’을 계획하는 등 공공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국제사회는 끊임없이 이들 5명 운동가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김 씨와 검찰 측은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