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직접 생산ㆍ소비ㆍ판매하는 ‘에너지 프로슈머’

美ㆍ日ㆍ독일 등은 이미 에너지 프로슈머 시장 확대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미세먼지와 CO2 감축 신산업 육성안을 재차 강조하면서 ‘에너지 프로슈머’ 개념이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동시에 능동적으로 생산과 판매도 하는, 프로페셔널(pro) 컨슈머(consumer)가 에너지 프로슈머다.

지난 3일 정부는 ‘범정부의 미세 먼지 대책’을 발표하면서 미세먼지와 CO2 감축 신산업 육성안으로 에너지 프로슈머 거래 확산을 언급했다. 태양광이나 연료전지, 에너지 저장시스템(ESS), 전기차(EV) 등 다양한 분산전원을 연계해 소비자가 스스로 전력을 생산하고 저장하고 소비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소비한 후 남는 잉여전력을 커뮤니티에서 거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미 독일과 일본, 미국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신재생 에너지 수요는 크게 확대되고 있다. 환경적 기여 때문만은 아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신재생에너지가 대규모로 확대되면서 발생하는 전력 계통 안정성 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소비자 측면에서는 전기요금 절감 및 부수입 창출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에너지 프로슈머 사업 에너지 비즈니스의 새로운 기회’ 보고서를 보면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확대하면서 에너지 프로슈머를 적극 장려하는 대표적인 나라는 독일과 일본, 미국이다.

먼저 독일 정부는 오는 2020년 탈(脫)원전을 목표로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늘어나는 신재생 전원에 비해 송배전 증설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계통관리비용이 크게 올랐다. 송배전 계통 운용자가 안정성 확보를 위해 실시하는 출력 억제나 재급전 비용은 2015년 5억유로(약 6,650억원)에 달했다.

전기요금도 크게 올랐다. 독일의 2014년 가정용 전기요금은 2004년 대비 60% 이상 상승했다. 전기요금에 부과되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 부과금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신재생 에너지 확대의 부작용 해소를 위해 정책적으로 에너지 프로슈머 사업이 장려된다. 독일 정부는 30㎾ 이하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한 주택이 에너지 저장시스템(ESS)를 도입하면 ㎾당 600~660유로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소규모 ESS 도입의 30% 이상이 이 보조금의 혜택을 받았다.

지역밀착형 에너지기업들이 공동 출자한 BEEGY 등 기업들은 에너지 프로슈머 설비뿐 아니라 사용자 간(P2P) 거래 커뮤니티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커져가는 시장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

일본도 지진 등 자연재해로 인한 전력공급의 안정성 확보 필요성 증가와 전력 소매시장 개방으로 에너지 프로슈머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국가 중 하나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비상전원을 공급할 수 없는 전력회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높아졌고 계통전력에 의존하지 않고 에너지를 스스로 생산해 소비할 수 있는 에너지 프로슈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기존 전력회사뿐만 아니라 가스, 통신, 전자, IT, 지자체, 건설 등 이종업종의 기업들도 소매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미국 역시 태양광 육성 지원 정책과 태양광 발전설비의 가격하락으로 주거용 태양광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에너지 프로슈머 사업이 성장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2015년 8월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분산전원 도입 확대 및 에너지 효율 제고를 위한 정책 추진을 밝히기도 했다.

청정 에너지 투자에 대한 저리융자촉진책 PACE(Property Assessed Clean Energy) 프로그램을 주택부문으로 확대하고, 신재생 에너지 투자세액공제(ITC) 및 주택에 분산전원 설비 도입에 대한 세액공제(RRETC) 연장 등이 그것이다.

테슬라 창업자 엘론 머스크는 지난 2006년 주거용 태양광 발전시스템 시공기업 솔라시티(Solar City)를 설립한 뒤, 테슬라의 ESS 시스템인 파워월(Pwerwall)을 태양광에 결합시켜 에너지 프로슈머 사업에 진출했다.

특히 발전 시스템 설비를 솔라시티 및 펀드가 보유하고 소비자에게는 장기대여(20년)해주는 ‘제3자 소유모델’이 미국 내 프로슈머 보급 확대를 이끌고 있다.

이들 국가 뿐만이 아니다. 최근 인도와 중국 등 신흥국에서도 신재생 전원 보급이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다.

보고서에 따르면 에너지 프로슈머 사업은 다른 어떤 에너지 신산업 사업모델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정부도 전력 다소비 기업의 전력거래소 직접 구매 허용 등 전력소매시장 개방을 골자로 한 에너지 신산업 육성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정책이 시행될 경우 우리 전력산업도 소매부문과 분산전원을 중심으로 큰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에너지 프로슈머 사업 기회는 점차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고 보고서는 예상하고 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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