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국제유가가 최근 배럴당 50달러 선까지 빠르게 반등하면서 조선업이 겪고 있는 극심한 수주 절벽의 해소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조선업이 겪고 있는 극심한 불황은 세계적인 불황으로 물동량이 줄어든 가운데 과잉 공급된 선박과 유가 하락에 따른 수주절벽이 양대 요인으로 꼽힌 만큼 유가 반등이 수주난 해소에 일정 정도 긍정적 역할을 줄 것이란 일말의 기대가 자라나고 있는 것이다.
전주말인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55센트(1.1%) 내린 배럴당 48.62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와 오일채굴장치 증가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협조 없이도 시장 흐름에 따라 국제유가가 6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자신하는 등 추가 반등 기대감은 여전하다.
그동안 국내 조선사가 수주 절벽을 맞은 것은 저유가의 영향이 가장 컸다. 100달러선을 웃돌던 국제유가가 2014년 4분기 30달러, 연초 20달러 중반까지 급락하며 글로벌 경기를 급속도로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이 기간 해양플랜트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2012~2013년 고유가를 타개하기 위해 대거 발주된 해양플랜트는 인도시기가 지연되거나 아예 발주를 취소하는 사태가 잇따라 벌어졌다. 아울러 고유가 시절 유류비 절감 차원에서 발주가 늘어났던 대형 컨테이너선 역시 관망세로 돌아섰다.
이후 조선 빅3의 수주실적은 급전직하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2014년 149억 달러를 수주했지만 지난해 45억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으며, 현대중공업 역시 같은 기간 162억 달러에서 126억 달러로 수주량이 떨어졌다.
이런 추세는 지난 1분기에도 예외가 없었다. 지난 1분기 국내 조선사의 수주량은 17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년 동기대비 94.1%나 급감했다.
수주액 상으로는 3억9000만달러로 역시 전년 동기대비 93.9%가 급감했다. 한 마디로 수주절벽이 절정기였다. 이로 인해 지난달 초 기준 수주잔량은 2759만CGT로, 전년 동기대비 16.2% 감소했다.
이에 대해 수출입은행은 최근 발표한 분기보고서에서 “뚜렷한 수주요인이 없고 모든 선종의 수주가 비정상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현 상황을 ‘통트기 전의 새벽녘’ 즉, 가장 힘들고 어두운 시점인 것으로 전망하고, 최근 반등하는 국제유가에 상당한 기대감을 걸고 있다.
실제 조선ㆍ해운전문조사기관인 클락슨 리서치는 2017년을 정상화 시기로 예측했고, 수출입은행은 업황의 정상화 시기를 2018년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60달러 선만 도달해도 LNG선이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며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게다가 2020년부터는 선박용 연료의 황 함유량을 3.5%에서 0.5%로 낮추는 내용의 강력한 환경규제가 예고돼 있어 앞으로 발주 수요가 한국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조선업에 대한 전망이 극도로 어둡게 평가되지만 2~3년 후에는 지금 보다는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라며 “업황이 개설될 때는 숙련된 기술 인력이 풍부한 국내 조선사들이 경쟁력이 지닐 수 있는 만큼 무차별적인 구조조정은 지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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