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현대중공업이 하이투자증권을 올해 안에 매각키로 하면서 천문학적 규모의 손실을 떠안게 됐다. 1조원이 넘는 돈이 투하된 하이투자증권을 절반 수준의 가격에 매각해야할 판이기 때문이다. 정확한 손실 규모는 매각 가격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증권가에선 5000억원 가량은 앉아서 손해를 볼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KEB하나은행에 제출한 자구안에 하이투자증권 매각 시기를 올해 안으로 앞당기겠다 보고했다. 하나은행은 이를 잠정 승인했다.
현대중공업이 하이투자증권을 매입한 시점은 지난 2008년 9월 18일이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을 통해 하이투자증권을 지배한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삼호중공업의 지분 94.9%를 보유 중이고, 현대삼호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의 지분 43.5%를 가지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하이투자증권의 지분 85.3%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하이투자증권 지분의 장부가치는 8261억원이다. 여기에 현대중공업은 세번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현대중공업이 실제로 하이투자증권에 투하한 총 자금은 1조1591억원에 이른다.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7000억원 규모다. 시장에서 오가는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추정 매각가격은 6000억원~8000억원 사이다. 이 때문에 매입시점부터 제기됐던 고가 매입 논란의 결말은 현대중공업 측이 천문학적 규모의 손실을 보는 쪽으로 마무리 지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2008년 매각 당시 증권가에선 CJ측이 CJ투자증권(현 하이투자증권) 매각 시기를 늦추는 등의 방법으로 현대중공업 측에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증권사를 매각했다는 설들이 돌기도 했다.
물론 매각 가격이 확정된 것은 아니기에 매수 주체의 수와 의지 등에 따라 최종 매각 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 증권가에선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등이 하이투자증권 매입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경영효율화를 위한 유동성 확보 일환으로, 금융사 지분 매각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 바는 사실이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