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새누리당을 ‘진박(眞朴ㆍ진실한 친박)당’으로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의 비대위원 인선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김 내정자가 비대위원 10명의 당 내ㆍ외부 인사 비율을 50대 50으로 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당연직인 원내대표ㆍ정책위의장ㆍ사무총장(권한대행)을 제외하면 당 내부 인사로는 단 2명 자리만 남는다. 김 내정자는 계파 간 알력 다툼을 감안해 각 친박ㆍ비박계에서 각 1명씩 비대위원을 차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당 내외의 중론이다. 당의 전면적인 쇄신을 주장한 김영우, 이혜훈, 김세연 등 비박계 주축으로 구성했던 당초 정진석 원내대표 비대위 인선안에서 크게 후퇴한 셈이다. 새로운 김희옥 비대위에선 당내 인사로는 비박계가 홍문표 사무총장 권한대행을 포함해 단 2명만 가능한 구조다.

곧바로 비박계의 반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비박계 의원은 1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기존 (비박계) 비대위원을 빼려고 외부위원을 절반의 비율로 정한 것”이라며 “4ㆍ13 총선 심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진박당’을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친박계의 추천을 받았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는 김희옥 위원장 체제가 결국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말이다.

정진석 원내대표에 의해 비대위원으로 내정됐지만 전국위원회 무산으로 사실상 김희옥 체제에서는 제외될 것이 유력한 비박계 비대위원들은 일단 회의적인 기류 속에서도 “일단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비박계 김세연 의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당초 비대위원 내정은) 내가 자처했던 것이 아니라 (정 원내대표의) 요청에 동의했던 것이었기 때문에 지금은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다”면서도 “(김희옥 내정자가) 비대위원 인선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당 수습과 혁신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이 여전히 계파 패권주의에 머물러 있을 것인지 제대로 극복할 것인지 갈림길에 서있으니 어느 방향으로 갈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비대위원 내정자였던 비박계 홍일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당에 와서 새로운 혁신비대위를 구성한다고 하니 잘 될 수 있도록 바라보고 있겠다”고 신중론을 폈다. 홍 의원은 비박계 비대위원이 새 명단에서 빠지면 친박계가 득세하는 계파 패권주의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게 되면 그때 가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비대위가 총선 참패 원인을 규명하고 혁신을 향한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박계의 또 다른 인사는 “비대위원 인선이 나올 때까지 가타부타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 “우선 김 위원장을 믿고 맡길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오는 2일 전국위원회ㆍ상임전국위원회를 다시 열어 김 위원장의 정식 임명과 비대위원 인선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