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ㆍ원승일 기자]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미세먼지가 주로 경유차 배출가스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로는 공장이나 건설기계 매연, 비산먼지 등도 주된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립 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초미세먼지(PM2.5) 배출량은 10만6610t으로 이 가운데 경유차 등 도로이동오염원은 1만1134t을 배출해 전체 기여율은 10%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반면, 공장굴뚝 등 제조업 연소가 4만1606t으로 무려 39%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비산먼지가 1만7127t(16%)로 2위를 차지했고, 건설기계 등 비도로이동오염원이 1만3953t(13%), 고기나 생선을 굽는 과정에서 생기는 생물성 연소도 1만2681t(12%)로 경유차의 미세먼지 발생 기여율을 앞섰다. 발전소 등 에너지산업 연소의 기여율은 3%정도로 크게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지만 경유차 운행이 많은 수도권만 놓고 봤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환경과학원의 조사결과, 도로이동오염원의 초미세먼지 발생 기여율이 24%(2013년 기준)로 급격하게 올라간다. 2005년 당시 565만대 수준이던 경유차는 2014년 793만 8627대로 전체 등록차량(2011만 7955대)의 40%를 차지할 만큼 큰폭으로 증가했고 대부분이 수도권에서 운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기계 등 비도로이동오염원도 수도권 미세먼지 발생 기여율이 21%로 높다. 경유를 사용하는 지게차, 굴삭기, 덤프트럭 등 건설기계 등록 대수는 3월말 현재 45만482대로 10년간 35.6% 급증했으며 이 가운데 서울과 경기도에 30%가량이 몰려 있다.
환경과학원의 조사는 경유차가 수도권 미세먼지의 41%가량을 유발한다는 지금까지의 얘기와는 차이가 있다. 이 차이는 환경과학원의 공식 수치가 2014년부터 경유차 판매대수가 급증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2013년 통계라는 점에서 일정부분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다. 지난해의 경우 신규등록차량 183만대 가운데 경유차가 96만대로 점유율 52%를 기록하는 등 경유차가 급증한 만큼 최근 초미세먼지 발생에서 경유차의 기여율이 더 높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공인기관의 검증된 수치는 아니다.
수도권에서 초미세먼지 발생의 가장 큰 요인은 연간 4775t(기여율 30%)에 달하는 비산먼지로 나타났고 생물성 연소도 13%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제조업 연소의 기여율은 2%에 불과했다. 경유차가 미세먼지 발생의 20%이상을 차지해 주요 원인인 것은 맞지만 경유차 못지않게 비산먼지, 공장, 건설기계 등도 미세먼지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미세먼지 대책은 경유차와 공장매연, 건설기계 배출가스 줄이기, 화력발전 증설계획 재검토 등 다각도로 추진돼야 할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특히, 화력발전소의 경우 배출가스가 공기와 반응하면서 경유차 못지않게 초미세먼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에 따르면 우리나라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는 2752t으로 전체 배출량의 3.4%를 차지한다. 해외에서는 대기오염 때문에 화력발전소를 줄여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한국은 이미 53기의 화력발전소가 운영중인데 2021년까지 화력발전소 24기를 증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세걸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수도권 등에서는 미세먼지의 주범이 경유차로 알려져 있지만 전국으로 보면 지역별로 미세먼지 발생 원인의 차이가 있다”며 “서울 도심은 공장이 적어 경유차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지방은 공장이나 발전소 등이, 또 충남은 석탄 화력발전소 등이 미세먼지의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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