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친노(親盧)계의 좌장은 누구일까. 손에 꼽히는 이들은 이해찬 의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정도다. 공통적으로 오르내리는 세 인물이지만, 일단 각자 직책부터 다르다. 무소속 의원, 전 당 대표, 현 충남도지사. 처한 환경도 다르며, 상징하는 의미도 각각 다르다.  이해찬 의원은 1988년 13대 국회의원으로 여의도에 발을 내딛는다. 서울대 재학시절엔 민청학련,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등으로 투옥했고, 1987년엔 6월 항쟁을 주도한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상황실장을 맡기도 했다.  처음 여의도에 진출한 13대 국회에서 당시 민주정의당 후보였던 김종인 비대위 대표를 꺾었다. 묘한 인연이다.  국민의 정부 초대 교육부장관을 맡았고, 노무현 정부에선 국무총리를 맡았다. 노 전 대통령과 맞담배를 피울 만큼 핵심 측근이었다. 문재인 대표 시절엔 뒤로 물러선 채 전면에 나서지 않았으나 그때에도 친노계의 막후 실세란 평가도 끊이지 않았다. 끊임없이 친노 좌장으로 꼽힌 그다.  다만, 20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 무소속 당선 이후 현재까지 복당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당내에서 이 의원의 복당을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하는 기류도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 의원이 한 시대를 거친 좌장이라면, 현 시점에서 친노계를 대표할 좌장으론 문 전 대표를 빼놓을 수 없다. 친노계가 아닌 친문계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대선 등을 거치면서 본인의 정치영역을 구축한 문 전 대표다.  문 전 대표는 지금으로부터 4년 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에서 “정치인 문재인은 정치인 노무현을 넘어서겠다”며 정치인으로서의 새로운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대선은 문 전 대표에는 뼈아픈 과거다. 최근 야권 분열을 겪으면서 일선에서 물러났고, 호남에 정치인생을 걸겠다고 했지만, 호남에서 더민주가 참패하는 등 연이어 좌절을 맞본 그다. 그럼에도, 여전히 야권의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힌다. 지난 대선 패배, 이번 총선의 호남 패배 등을 딛고 일어설 ‘명분’이 필요한 시점이다.  안 지사는 차세대 리더로 꼽힌다. ‘좌(左)희정 우(右)광재’란 표현으로도 유명할만큼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다. 안 지사는 노 전 대통령 탄생의 주요 공신이었지만, 정작 대선 후 정부에선 특별한 직책을 맡지 못했다.  추후 공개된 미공개 영상도 안 지사와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보여준다. 불법 대선자금 수수 등의 혐의로 안 지사가 구속됐다가 석방된 이후, 출판기념회의 축하 영상메시지다. 노 전 대통령은 영상에서 “대통령을 만들어준 사람 중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며 “내가 대통령이 된 후에도 여러 번 곤경에 빠졌는데, 안희정 씨가 나 대신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생을 다 했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노 전 대통령은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쏟아낸 장면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겼다. 그는 “이 친구(안 지사)가 자신의 고생과 희생에 대해 한 번도 부담을 주거나 생색 낸 적이 없다”며 “말할 수 없는 빚을 지고 있는데 제가 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 정말 안타깝다”고 눈물을 이어갔다. 노 전 대통령이 그를 ‘정치적 동지’로 불렀던 이유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가 유력한 대권 주자라 평하면서도 본인 역시 차기 대선에 도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감추지 않고 있다. 안 지사는 2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때가 되면 제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