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둘러싼 노사간 물밑 치열 경총 ‘“올리면 신규채용 준다” 노동계 “고용 상관관계 부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를 위한 처방의 하나로 최저임금 인상방안을 제안한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노사간 물밑 논리싸움이 치열하다. 내년 최저임금은 오는 8월 정부의 최저임금 고시로 확정된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6030원, 월급으로는 126만270원이다.

지난 4·13 총선때 각 당이 앞다퉈 향후 4년간 1만원 정도로 올리겠다고 ‘공약’한 분위기에 편승해 노동계에서는 내년 최저임금 1만원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맞서 경영계는 기업부담과 고용감소로 오히려 경기악화 요인이 된다며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경총은 17일 “지난해 3월 429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최저임금을 올리면 신규채용을 축소하겠다는 곳이 29.9%, 감원하겠다는 곳이 25.5%에 달했다”며 “과도하게 오른 최저임금 미만율과 영향률을 고려할 때 최저임금 동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미만율’은 최저임금보다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는 노동자 비율을 가리킨다. 최저임금 미만율은 2001년 4.3%에서 2014년 12.1%로 2.8배 증가했다. 최저임금을 올려도 기업들이 지키지못해 임금상승의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영계의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감소를 부른다”는 전통적 논점은 도전받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거의 영향이 없다거나 상관관계가 모호하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기 때문이다. 앨런 매닝 영국 런던정치경제대(LSE)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한국노동연구원 개원 27주년 국제 콘퍼런스에서 통해 “노동시장이 완전경쟁이라면 최저임금이 고용을 줄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영국의 사례를 보면 최저임금과 고용의 상관관계가 부족하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요즘 학자들이나 OECD 국가들은 최저임금제가 소득불평등을 완화하는 역할에 더 주목하고 있다. 김현경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최저임금제와 빈곤율’ 보고서를 보면, 최저임금 미달자에게 가상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한 결과 빈곤율이 실제보다 0.5~0.8%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논의 관련해 ‘임금’의 대상을 어디까지 포함시킬지도 관심사다. 경영계는 현재 기본급, 고정수당에 상여금, 외국인 노동자 숙식비 등을 포함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계는 그러면 최저임금이 20~30% 삭감된다며 반대한다. 현재 ‘18세 이상 고졸 미혼 독신’을 대상으로 한 생계비 기준을 놓고도 견해가 엇갈린다.

노동계는 부양가족 전체의 ‘가구 생계비’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며 4인 가구 최저생계비 165만원을 기준으로 삼아야한다고 주장한다. 경영계는 가구 생계비를 고려한다면 최저임금뿐 아니라 근로장려세제 등 가구 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보장제도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저임금을 올려 중위소득의 근로자의 생활수준을 높여야 내수가 활성화된다는 점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최저임금이 전체 사업장의 임금수준을 견인하는 가이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우ㆍ원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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