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 이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경유차에 대한 시선이 갈수록따가워지고있다. 일부에서는 유럽처럼 단계적으로 경유차를 ‘퇴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유차가 국내자동차시장에서차지하는 비중과 휘발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름값 등을 감안할 때 무턱대고 경유차 시장을 옥죌수만은없다는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가 국내 완성차 기업 5곳과 수입차 브랜드 11곳의 대표적 경유차 16종을 상대로 배기가스 검사를 실시한 결과, 14종이 기준치보다 3~10배 이상 많은 질소산화물(NOx)을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소산화물은 다른 오염 물질과 결합하는 대표적인 미세먼지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에 의하면 국내 공기 질에 영향을 주는 미세먼지는 대외요인이 약 30~5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국내에 있는 화력발전소, 자동차 배기가스, 산업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차가 내뿜는 배기가스가 미세먼지에 일정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경유차는 SUV 인기와 독일차 중심의 수입차 성장을 타고 국내 시장에서 급증했다. 국토통계누리에 따르면 2010년 12월 기준 등록된 경유차는 648만3423대에서 2015년 12월 862만2179대로 증가했다. 5년새 33% 늘어난 셈이다. 작년에는 신규로 등록된 승용차153만2054대 중 경유차가 68만4383대로 휘발유차(68만1462대) 대수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처럼 미세먼지 요인인 경유차가 늘면서 경유에 붙는 세금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유 가격을 높여 경유차 증가세를 둔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2015년 기준 자동차용 경유의 세전가격은 리터당 529원으로 휘발유(516원)보다 비싸다. 하지만 교통세ㆍ주행세ㆍ부가세 등을 합한 세후가격은 휘발유가 리터당 872원, 경유가 634원으로 역전된다. 이에 따라 경유에 붙는 세금을 휘발유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선진국에서 경유차를 단속하는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로 꼽힌다. 프랑스는 수도 파리에서 2020년까지 디젤 차량을 완전히 추방하기로 결정했다. 네덜란드는 디젤을 포함한 모든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판매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자동차 본고장인 독일은 연내에 유로6 기준을 초과하는 차량에 대해 도심 진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와 달리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폭발적인 가속 성능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름값 때문에 경유차를 선택하는데 인위적으로 이 시장을 축소한다는 것은 소비자 선택을 차단하는 조치라는 이견도 적지 않다.
지난달 기준 전체 자동차 중 경유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42%에 달했다. 국내 자동차 10대 중 4대 이상은 경유차라는 얘기다. 당장 경유에 붙는 세금을 올리고 경유차 시장을 억제하려고 한다면 상당수의 운전자들로부터 ‘조세저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미세먼지 때문에 경유차에 대해 손놓을 수도 없고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을 마냥 흔드는 것도 부담스러워 당국이 ‘딜레마’를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도 다 여기에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연료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게 대안으로 꼽힌다. 등록 후 5년이 지나면 개인이 LPG차를 소유할 수 있도록 법이 바뀐 것처럼 LPG차를 일반에 확대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나아가 친환경차도 유력한 대안이 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EV(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이 당분간 유지되는 것과 동시에 관련 인프라가 충실히 갖춰진다면 자연스럽게 경유차에서 전환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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