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정부가 ‘숨은 규제’ 개혁을 천명한 가운데 금융권에 대한 규제 개선 움직임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보험업계가 금융당국에 무려 100가지에 달하는 규제 개선안을 건의하고 나섰다.

28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생ㆍ손보 양협회는 보험산업 규제와 관련, 100개에 달하는 규제 개선 요구사항을 마련해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보험업계 고위관계자는 “생ㆍ손보 양협회가 보험사별로 제기한 숨은 규제 개선안을 취합해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상태”라며 “건의한 숨은규제 개선안은 모두 100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저축성보험 납입기간 15년 한도 설정, 변액보험 등 양 업계간 영역다툼으로 비춰질 안건은 배제했다”고 덧붙였다.

업계가 건의한 대표적인 숨은 규제는 가격 규제다. 일례로,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상승으로 손실이 커지고 있지만 쉽사리 보험료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생보사들은 예정이율 인하를 통해 보험료 인상을 추진하다가 금융당국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어 ▷주주배당 규제 ▷성과급 및 월급 등 경영성과에 대한 보상기준 간섭 ▷사업비 규제 ▷지급여력(RBC) 비율 150%이상 권고 ▷경영실태평가(RASS) 평가기준의 불합리성 ▷위탁수수료 등 손해사정 위탁업무 규제 ▷지역별 및 연령별 보험료 차별화 등 언더라이팅 규제 ▷금융당국과 공정위간 이중규제 ▷건강생활서비스사업 진출 규제 ▷각종 모범규준 남발 ▷업무위탁금지 조항 ▷비공식적인 자료 제출 요구 등이 대표적인 숨은 규제로 지적됐다.

아울러 재보험사업과 관련해 해외 재보험사와 마찰을 야기하고 있는 ‘리스팅 제도’에 대한 폐지안도 포함됐다.

리스팅 제도란, 일정 수준의 신용등급과 재무건전성 요건을 충족해 보험개발원의 등록을 마친 재보험사 명단과 정보를 공개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암묵적으로 두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 재보험사와는 거래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반 보험사들은 두 조건을 충족하기가 쉽지않을 뿐더러 해외 재보험사들이 재무건전성에 대한 확인을 요구받으면서까지 국내 보험사와 거래할 수 없다고 반발, 재보험 출재 거래 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금융이 규제산업이긴 하지만 보험권의 경우 상대적으로 불필요한 규제가 너무 많은 편”이라며 “법적 근거도 없는 숨은규제(그림자 규제)로 경영상 비효율적인 문제를 초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안을 걸러내고 굵직한 사안만을 추렸는데도 반드시 개선돼야 할 숨은규제가 100가지에 달한다”며 “이는 시장 원리보다는 감독당국의 주관적인 판단이 보험시장에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숨은규제 개선TF팀’을 구축, 이달 중순께 1차 실무회의를 진행하는 등 숨은 규제를 최대한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