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마이너스금리 제도(NIRPㆍNegative Interest Rate Policy)가 통화정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도 도입과 관련해 한 발 떨어져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지만, 이로써 나타날 수 있는 변화상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금ㆍ예금을 쥔 주체들이 지닌 돈을 실물로 교환하게끔 하자’는 마이너스금리의 취지는 우리나라도 공감하는 부분이며, 앞으로도 다양한 정책 수단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NIRP를 도입한 국가는 유로존을 포함한 6개 권역이다. 이들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은 약 22조달러로 전 세계 GDP의 4분의 1 수준에 달한다. 이는 NIRP의 범위와 규모가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정책금리 인하 여력이 남아있고, 구조적으로도 타 국가와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NIRP는 ‘남의 일’ 정도로 치부되고 있다. 다만 세계적인 추세가 돈의 ‘가치저장 기능’보다 ‘거래 기능’ 강화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와 예금자는 NIRP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가치 저장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재화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올 들어 금과 은이 강세를 보이는 현상도 NIRP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두 금속은 종이 화폐 도입 이전에 수천 년간 가치저장과 교환매개체의 기능을 수행해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NIRP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노이즈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최근 은행권의 부담과 주가 폭락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스웨덴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는 기준금리가 아닌 예치금에 대해서만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금 일부를 중앙은행에 맡겨놓고 이자를 받아오던 은행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정책 시행 후 유럽과 일본의 주요 은행주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일부 자산의 버블 출현 가능성도 눈 여겨볼 부분으로 꼽힌다.
NIRP를 채택한 서유럽 주요국의 주택가격 급등이 그 예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주택 가격은 제도 도입 후 무려 60% 이상 급등했고, 독일의 주택가격지수도 지난해에만 5% 이상 올랐다. 이는 정책적 압박으로 예금에서 탈출한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린 데 따른 결과다.
앞으로는 원자재, 물가채와 같은 인플레이션 헷지상품, 고금리 상품 등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가격이 펀더멘털 대비 급등하는 현상도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국의 NIRP 도입은 차곡차곡 저축하면 미래가 보장되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정책 변화를 잘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에 따라 적절한 대응에 나서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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