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사람 앞에서/아픈 얘긴/너무 많이 하지 말아요//기도도 큰 소리 내지 말고/그냥 속으로만/해주는 게 더 편할 적도 있답니다//미소 지으려 애쓰며/그냥 가만히 있는 것도/위로의 좋은 방법인 것 같답니다”
이해인 수녀의 ‘위로의 방법’이란 시다. 대장암으로 투병중인 수녀가 병중에서 느낀 위로의 수위는 이렇다. 아픈 이를 그저 손잡아주고 고통을 견뎌내려는 인간적 사투에 공감의 미소 비슷한 걸 보내는 것이다. 30년간 공감에 대해 연구해온 사이먼 배런코언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과학적으로 공감을 분석해 내기 위해 인간의 감정을 모두 수집했다. 그가 수집한 ‘마인드 리딩(Mind Reading)’ DVD에는 무려 412가지의 감정이 채록돼 있다. 배런코언에 따르면 공감이란 타인이 생각하거나 느끼는 것을 파악하고 그들의 사고와 기분에 적절한 감정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는 인식과 반응이라는 두 단계로 이뤄진다. 따라서 공감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기분과 생각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뿐 아니라 그것에 적절한 감정으로 대응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말하자면 공감은 상대방의 기분을 따라 느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반응을 포함하는 것이다. 세월호 침몰로 당사자는 물론 국민 전체가 집단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른 무차별적이고 무분별한 말과 행동도 생겨나고 있다. 사안에 대해 엄정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책임을 묻되 반성적 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비난은 연쇄적 특성을 갖는다. 비난의 고리에 빠지면 당사자나 대상이나 듣는 이나 모두 헤어나오지 못하고 건강한 복원력을 상실하게 된다. 미국 휴스턴의 어느 고속도로 위 표지판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고 한다. “당신의 책임의식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져버린 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