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아이와 애착 관계 형성을 돕기 위한 것”
-“무상보육 내걸다 돈 모자라니 직장맘과 전업맘 싸움 붙여” 엄마들 반발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내 아이를 12시간씩 맡길 생각도 없지만, 자산과 소득수준이 아닌 직업 유무로 갈라 놓는 것은 전업 주부만 욕먹게 만들고 논란을 피해가려는 것 같다.”
이제 막 돌을 지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있는 주부 이모(32) 씨는 이같이 말했다.
지난 25일 보건복지부는 현행 무상보육 체계를 손질한 ‘맞춤형 보육정책’을 7월 1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직장을 다니는 엄마의 경우 하루 12시간의 ‘종일반’을 맡길 수 있게 한 반면, 전업 주부들에겐 최대 7시간의 ‘맞춤반’으로 그 시간을 제한했다.
보건복지부는 “맞벌이 가정에겐 충분한 보육서비스를 제공해 일ㆍ가정 양립을 지원하고, 외벌이 가정엔 영아기 아이들의 애착 관계 형성을 돕는다는 취지다”고 설명했다.
맞춤반과 종일반의 정부 보조금 차이는 0세 기준 약 16만원이 난다. 이에 전업 주부의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잘 받지 않게 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영유아 자녀를 둔 주부 신모 (31) 씨는 “괜찮은듯해 보이지만 차별이 존재한다. 어린이집에서 보육비 때문에 종일반 아이만 받는 것은 아닐까 걱정된다”고 했다.
또 직장을 다니는 주부와 전업 주부 사이에서 이질감만 커지게 하면서 슬그머니 무상 보육 정책을 선별적 보육으로 돌리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생후 9개월의 아이를 둔 주부 김모(30) 씨는 “어차피 0~2세는 오전 10시쯤 맡겨서 3시쯤이면 데리고 온다. 주변에 12시간씩 아이를 맡기는 전업주부를 보지를 못했다”고 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측은 맞춤반 이용 시간 설계에 대해 “2014년 기준 평균 이용 시간이 미취업모는 6시간42분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즉 정부에서도 가정주부들이 그렇게 장시간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있다고 보지는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정부가 무상 보육을 내걸었다가 재정이 부족하자 슬그머니 ‘선별적 보육’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애꿎은 전업 주부들만 사회적 지탄의 대상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개편안이 시행되면 1인당 정부 지원 보육료는 줄어든다. 0세 기준 맞춤반(하루 7시간)은 월 66만원으로 책정된다. 현행 정부지원 보육료가 맞춤반 0세 기준 80만1000원인 것에 비해 월 14만원 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이에 대해 서울 시내 모 어린이집 원장은 “정부가 정말 엄마와 아이 사이 애착 관계 형성을 돕기 위한 선한 의도인지, 아니면 누리 과정 예산처럼 돈이 부족해지자 만들어낸 꼼수인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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