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모임 제조사상대 訴제기
옥시레킷벤키저의 뒷북 사과와 보고서 조작 등으로 논란을 빚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이 결국 집단소송 사태로 가게 됐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대 연건캠퍼스에서 열린 임시 총회에서 피해자 모임을 법인화하고 옥시와 롯데마트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ㆍ판매사들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법인이 설립되는 대로 피해자 모임 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환경보건위원회 소속 25명의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고 집단소송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이번 집단소송은 정부로부터 ‘관련성 낮음(3등급)’이나 ‘관련성 없음(4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들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4등급 피해자들은 그동안 배상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데다가 업체들도 이들에 대해선 책임을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점을 고려해 피해자 모임은 단체로 소송을 제기하고 피해자 전체를 위한 대책 마련에 주력하다는 방침이다.
사건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옥시의 안일한 대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옥시는 사건이 불거진 이후 5년 만인 지난 21일 뒤늦게 사과문을 발표한 데다 연이은 보고서 조작논란으로 사건을 더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엔 검찰에 ‘황사나 꽃가루 등으로 폐손상이 올 수도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또 한번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는 가습기 살균제가 폐손상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한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를 반박하는 내용이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 18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보상을 약속했지만 정작 민사재판에서 법원의 강제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아 약속의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피해자 5명이 롯데마트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법원이 지난 1일 합의금을 수십억원으로 책정한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지만 롯데마트는 22일 이의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이번 주부터 신현우(68) 전 대표 등 옥시의 전ㆍ현직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신 전 대표는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하기 시작한 2001년 당시 대표였던 인물이다.
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