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릭골드 - 뉴몬트 협상 결렬에도 금값 하락세 ‘몸집불리기’ 불가피
미국 양적완화(QE) 출구전략에 직격탄을 맞은 국제 금시장에 생존을 위한 M&A(기업 인수ㆍ합병) 바람이 거세다.
최근 20년간의 장기 호황(슈퍼사이클)의 단꿈에서 깬 세계 최대 금광업체 배릭골드와 뉴몬트는 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최근까지 합병 논의를 펼쳐온 배릭골드와 뉴몬트가 이르면 22일 이 같은 사실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막판에 협상이 결렬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WSJ는 양측의 합병 논의가 과거에도 수차례 이뤄졌다면서 협상의 불씨는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메일도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오는 30일 배릭골드의 연례 주주총회를 앞두고 협상이 재개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점쳐졌다.
금 생산량으로 세계 1ㆍ2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는 배릭골드와 뉴몬트가 합병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되면 시가총액 300억달러가 넘는 자원 ‘공룡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전 세계 금 채굴산업을 주물러온 양사가 합병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최근 속절없이 추락한 금 가격 때문에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금 가격은 지난해 무려 28% 떨어져, 연간 하락폭으로는 1981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값 슈퍼사이클을 견인해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정책마저 출구전략으로 전환돼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금광 채굴업체들은 줄줄이 실적 악화를 경험하고 있다. 배릭골드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실적으로 28억달러(약 2조994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로는 순손실액이 103억6600만달러(약 10조7527억원)에 이른다. 환경 문제로 벌금 폭탄을 받은 칠레 파스쿠아 라마 광산 등 해외 광산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결국 배릭골드는 생산ㆍ유지 비용이 높은 금광 위주로 10억달러 가량의 자산을 처분하는 등 생존을 위한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금 보유량을 26% 줄이고 사업이 유보된 파스쿠아 라마 광산에 대해선 60억달러 규모의 감가상각이 이뤄졌다.
뉴몬트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6억달러 가량의 금광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따라서 이번 합병으로 양측 모두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강화 등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배릭골드가 미국 네바다 주에 갖고 있는 세계 최대 코르테즈 금광의 경우, 지난해 134만온스가 생산됐으나 올해는 92만5000온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뉴몬트는 네바다에 14곳의 노천광과 4곳의 지하금광, 14곳의 가공시설을 갖추고 있어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네바다 금광에서만 양측이 10억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승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