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총장으로 일했던 대학에 특혜를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범훈(68)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2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이승련)는 권한을 남용해 중앙대의 각종 사업이 승인되도록 특혜를 주고 그 대가로 금품 등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 전 수석에게 원심보다 낮은 징역 2년에 벌금 1000만원, 추징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은 징역 3년과 벌금 3000만원, 추징금 3700만원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박 전 수석의 뇌물수수 혐의를 일부 무죄로 판단했다. 박 전 수석이 중앙국악예술협회를 통해 두산 측으로부터 공연협찬금 3000만원을 챙긴 혐의에 대해 “두산이 이전부터 해당 단체를 후원했고, 계열사 이미지 제고 등 효과를 봤다”며 청탁의 대가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두산으로부터 현금 5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돈을 건넨 이의 진술이 자주 번복돼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중앙대에 특혜를 주도록 당시 교육부 공무원들을 압박한 점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박 전 수석이 (중앙대 건과 관련해) 교육부 인사과장과 장ㆍ차관에 직접 건의하고 확인했다는 진술도 있다”며 직권 남용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원심과 마찬가지로 박 전 수석이 박용성(75) 전 두산그룹 회장 등과 등록금 등으로 구성된 교비회계를 법인회계로 전용했다는 혐의(사립학교법 위반)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교육에 사용될 교비회계를 법정 부담금과 파견직원 인건비로 써 사립학교법 위반이 성립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계연도 말에 이를 다시 채워넣었다 하더라도 죄는 성립된다”고 못박았다.

재판부는 “(박 전 수석이) 고위직 공무원으로 다른 공직자보다 더 공정성과 투명성을 지켰어야 함에도 중앙대의 이익을 위해 부당한 지시를 해 교육현장의 공정성을 해쳤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박 전 수석이 교비를 전용했다는 혐의에 대해 “대부분 교비가 추후 보전됐다”며 감형 이유를 밝혔다.

박 전 수석은 교육문화수석을 맡고있던 지난 2012년 7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중앙대의 역점사업인 서울ㆍ안성 본분교 통폐합 등을 승인받을 수 있도록 담당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수석은 이같은 행위의 대가로 두산으로부터 상가 임차권과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박 전 수석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박용성 전 회장과 이태희(64) 전 두산 사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고도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