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노동 전문가들이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인 청년 고용대책 중 하나로 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 지원 방안을 구체적으로 요구해 눈길을 끈다. 전문가들은 19대 국회에서 지지부진했던 노동개혁을 20대 국회에서는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노동개혁 중에서도 대기업-중소기업 간, 정규직-비정규직 간 격차 해소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더구나 대기업 쏠림 현상에 따른 노동 공급 과잉 뒷면에 중소기업은 수요 부족으로 구인난을 겪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청년 고용 확대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중소기업의 근로조건 개선을 통해 대기업과의 격차를 줄여야 청년의 일자리 확대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정부는 이번 총선 결과에 상관없이 노동개혁을 지속 추진하고, 그 첫 번째로 이달 말 청년 일자리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청년 고용정책을 발표한지 불과 8개월 만에 내놓는 대책은 이전 정책을 답습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지난해 밝힌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은 일자리 수 늘리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정부는 2017년까지 청년 일자리 20만개 이상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이중 12만5000개의 일자리가 청년인턴, 직업훈련, 일학습병행 등으로 실제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또 현재 전국 84개 고용센터와 41개의 대학창조일자리센터 설립으로 청년들의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열식의 일자리 정보에 정작 청년들은 원하는 정보를 제때 얻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단지 일자리의 양을 늘리기보다 청년들이 갈 만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려면 청년 고용대책에 중소기업 육성 방안이 담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광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취업난을 겪는 청년들과 구인난을 겪는 중소기업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통해 대기업과의 임금, 사내 복지 등의 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며 “중소기업에서 직업훈련을 받고 바로 일자리와 연계되는 일학습병행제도 보다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급 중심의 일자리 정책에서 기업, 청년 등 수요자 중심으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고재성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청년들마다 원하는 교육이나 훈련 과정들이 다른데 정부가 기업, 기관에 교육 및 훈련비 지원을 하다 보니 선택권이 제한돼 왔다”며 “청년들의 진로계획, 적성에 맞는 훈련을 선택할 수 있도록 수요자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