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엔화 강세에도 자동자 업종 주가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 엔고 수혜주로 꼽히는 자동차 3인방(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모비스)의 주가는 이달들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1일 14만9000원에 거래되던 현대차는 전날 14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달들어 주가가 2.01% 빠졌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도 같은기간 2.55%, 1.26% 하락했다.
지난 7일 엔화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 당 110엔이 깨졌다는 소식에도 한국의 대표 자동차주는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이다.
11일 현재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08.09엔으로 17개월래 최고수준이다.
통상적으로 엔ㆍ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엔화 강세) 한국 수출업종에 호재로 인식된다.
일본제품과 한국제품이 서로 대체제의 성격을 지니는데, 가격적 우위를 점하기 때문에 해외시장에서의 매출확대 기대감이 커지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월 기록적 폭락장에도 엔고로 인한 수출 증대 기대감에 자동차업종의 주가는 크게 올랐다. 동시에 포스코, 현대중공업, 현대제철 등 대형 수출주도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달들어 이같은 효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두 달 사이 무엇이 바뀐 것일까.
전문가들은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현상과 실적우려를 꼽는다.
엔화는 달러, 금에 이어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일본의 경제상황과 관계없이 강세를 띈다.
안전자산 선호로 인한 엔화 강세가 한국과 일본간의 ‘대체 관계’를 압도하는 수준으로 발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여름 원/엔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했을때 오히려 운수장비업종지수는 반대 움직임을 보였다”며 “엔화강세가 캐리트레이드 위축이나 안전자산 선호로 부각되며 주식시장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현대차그룹주의 1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정훈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중국공장 출고제외) 출고판매는 전년 같은기간보다 3.6%줄어든 86만 6000대에 그쳤다”며 “높아진 재고 수준을 낮추기 위해 잠시 공장가동을 멈추는 등 한국공장 가동률 하락은 1분기 실적에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엔고 수혜주의 매력은 반감되는 것일까. 미 연방준비위원회의 온건한 금리 정상화 기대 확산에서 기인한 엔화 강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엔화와 달러화의 단기 상승 반전 흐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고 수혜주’의 매수를 고려하고 있는 경우, 당장은 추가적인 비중 확대보다는 관망하면서 엔ㆍ달러 환율이 바닥을 확인하고 어느 정도 반등을 이룬 시점에서 재차 비중 확대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
vick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