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신성분 좋은 인원 뽑았는데… 北정권에 반감 집단 탈출 충격 한반도 미래 중대 기폭제 될수도
정부가 지난 8일 전격적으로 발표한 해외 북한식당 종업원 13명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취임 후 첫 집단 탈북을 감행한 사례다.
정보당국과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번에 단체 귀순한 13명은 중국 저장성 닝보의 북한 식당인 류경식당 소속 남성 지배인 1명과 여성 종사자 12명이다. 남성 지배인은 30대, 여성 11명은 22~25세의 앳된 나이였고, 여성 1명만 30대였다.
이들은 원래 북한과 가까운 중국 지린성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장사가 잘 안돼 지난해 12월 닝보로 옮겨왔다. 그러나 1월 북한 핵실험에 이은 3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및 우리 정부의 독자 대북 제재가 강화되면서 경영난에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은 결국 지난 5일 밤과 6일 새벽을 기해 식당에서 자취를 감췄고, 7일 국내로 입국했다. 전광석화와 같은 이들의 집단 탈출 과정을 통해 국제사회 제재로 고립되고 있는 북한 정권의 미세한 균열이 드러나고 있다.
집단 탈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30대 남성 지배인이었다. 북한 해외식당 지배인은 그 식당의 책임자로서 다른 종업원들의 여권까지 전부 관리한다. 북한 정권으로부터 상당한 신뢰를 얻는 인물이 맡을 수밖에 없는 자리다. 오히려 그런 위치에 있는 지배인이 집단 탈출을 주도했다는 점에 우리 정부는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여성 종업원들 역시 북한 내부에서 어려운 선발 과정을 거친 이른바 ‘출신 성분이 좋은’ 여성들이다. 북한은 외화벌이를 위해 종업원을 해외에 파견할 때에도 출신성분이 좋은 인사들 중 사상 검증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선발한다. 파견 뒤에는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게 하고 국가안전보위부 요원의 감시를 더해 개인이 ‘수상한’ 행동을 할 여지를 원천봉쇄했다.
이렇게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해두고 탈출 가능성마저 꽁꽁 막아뒀지만, 한두 명이 아니라 13명이 집단 탈출했다는 점은 북한 정권에 대한 북한 고위층의 반감이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점을 방증한다.
고르고 골라 보낸 요원들의 집단 탈출 결행으로 북한 정권은 그야말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 됐다.
“대북 제재가 심화되면서 북한 체제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봤다”고 말한 한 여성 종업원을 통해 이번 사태가 더욱 확산될 여지마저 엿보인다.
정보당국과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들이 탈출한 중국 저장성 닝보의 류경식당 종업원은 총 18명으로, 국내 입국한 13명 외 3~5명이 추가로 한국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당국은 동독 주민들의 대량 탈출 러시가 결국 베를린 장벽 붕괴로 이어진 것과 같이 이번 사태가 북한 내외 주민들의 추가 탈출로 이어질 지 주목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압박에 반발하면서 추가 핵실험 등 무모한 도발을 할 수도 있는 엄중한 시기”라며 “지금은 우리 대응에 따라 한반도의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