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이 결국 제 무덤을 판 격일까. 올초 북한 핵실험으로 촉발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북한 내외부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경제압박이 심화되면서 북한 내부의 불만이 커지고 있고, 급기야 북한 외부에서는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탈북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북한 정권은 여전히 아전인수격 자화자찬을 늘어놓으며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대북 제재가 낳은 북한 내ㆍ외부, 그리고 북 당국의 3가지 풍경이다.

지난 3월 3일 국제사회의 역대 최강 수준 대북제재 결의 채택 이후, 북한의 국제적 고립은 심화되고 있다.

결국 해외에서 먼저 사건이 터졌다.

지난 7일 중국 내 북한식당에 파견됐던 북한 종업원 13명이 탈출해 국내로 입국했다. 이들 중 한 여성 종업원은 “대북 제재가 심화되면서 북한 체제에 더 이상의 희망이 없다고 봤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분위기와 우리 정부의 독자 제재 방안 중 하나로 북한 해외식당 출입 자제가 권고되면서 북한 해외식당이 상당한 타격을 받았음을 방증하는 증언이다.

북한 해외식당에서 탈출한 종업원들이 국내로 입국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통일부]
북한 해외식당에서 탈출한 종업원들이 국내로 입국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통일부]

정부는 이번 집단탈출 사태를 계기로 다른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등 다수의 북한 사람들이 추가로 탈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해외식당은 총 130여곳으로 이 중 절반이 대북 제재 이후 매출 하락으로 일명 정권에 대한 ’충성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식당 근무자 18명 중 이번에 입국한 종업원 13명 외 추가로 3~5명이 추가로 탈출을 대기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북한이 오는 5월 초 1980년 이후 36년 만에 치러지는 제7차 당대회를 준비하면서 해외식당은 물론 사회 전 분야에서 과도한 상납금과 노동력 동원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도 북한 사람들의 체제 이탈 심리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내부에서도 대북 제재로 인한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 사이에 북한 정권의 핵실험에 대한 반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통일부가 이례적으로 공개한 북한 관련 휴민트(HUMINTㆍ인적 정보)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핵실험에 쓸 돈으로 쌀 한 자루씩 공급해주면 절을 하겠다”, “배급도 안 주면서 위성은 무슨 위성이냐” 등의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 북한 정권 차원에서는 오히려 현실과 전혀 다른 체제 선전을 계속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 상품값이 내리는 등 자립경제를 갖췄다는 것.

북한의 대외선전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지난 9일 ‘제재 효과에 대한 생각’이라는 제목의 수필 형식 글에서 닭알(달걀) 값이 내렸다며 “놈들은 제재를 한다고 야단인데 오히려 공장은 더 씽씽 돌아가고 상품값은 점점 눅어지니 자강력이 좋긴 좋구나”라며 현실과 달리 애써 대북 제재의 영향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 매체는 또 지난 수십여년간 적대세력들의 제재 속에 자립경제 토대를 갖춰왔다며 제재의 회오리는 몰아쳐도 인민 생활이 더 편리해지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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