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허위사실 유포·막말 난무 ‘흑색·비방전’결과물 지적도
20대 국회의원을 결정하는 4ㆍ13 총선이 단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당의 선거지도부가 공개적으로 지목한 ‘국회의원 무자격자’의 숫자가 63명(중복제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 총 935명(사퇴ㆍ사망ㆍ등록무효 후보 제외) 가운데 약 7%, 국회의원 정원(300명)의 21%에 이르는 수치다.
사전ㆍ불법 선거운동이나 허위사실 유포로 선거관리위원회 또는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후보부터 막말 논란에 휩싸인 후보, 소위 ‘금수저 비판론(급격한 재산증가 등)’의 대상이 된 후보까지 유형도 다양하다. 이들의 실형(피고소ㆍ고발자) 선고 여부를 떠나 도덕성 차원에서라도 “20대 국회도 최악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11일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주요 4당 선거대책위원회의 논평을 분석한 결과, 새누리당으로부터 각종 의혹과 비난을 제기 받은 야권 후보는 총 23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더민주가 ‘저격’한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무소속 후보의 숫자는 35명이었으며,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각각 1명, 5명의 후보를 향해 포화를 퍼부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31일)을 하루 앞두고 상호 비방전이 가열되기 시작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총 12일간 발표된 399건의 논평을 취합한 결과다. 여야는 특히 상대 후보의 비위 행위와 그에 따른 피고소ㆍ고발 사실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이들 가운데 선관위나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후보는 약 15~20여명 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지역의 박 모 더민주 후보가 허위사실유포로 선관위와 검찰에 고발당했다(새누리당)”, “전남 지역의 황모 후보를 업무방해로 고소했다(더민주)”고 목소리를 높이는 식이다. 이 외에도 각 당은 “상대 당의 지도부 또는 후보가 급격히 재산을 불린 의혹이 있다”, “논문을 표절했다”, “정치자금을 부적절하게 이용했다”며 전방위 공격에 나섰다.
문제는 정치권의 이 같은 상호 비방전이 유권자의 ‘정치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에 거주 중인 자영업자 이성훈(31) 씨는 “사적인 비방이 아닌 각 당의 공식적 문제제기인 만큼 근거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불법과 위법이 난무하는 정치권에 투표로 무슨 희망을 걸 수 있겠냐는 지인들이 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선거판에서 정책적 이슈가 사라진 가운데 각 당의 전략이 인물 중심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유권자들의 정치혐오를 부추겨 투표율이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슬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