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안방보험, 알리안츠 한국법인 인수 동양생명 인수 6개월만에 먹성 과시 기술·노하우 유출 시장 악영향 우려
‘차이나 머니’가 국내 금융시장의 판을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 대주주인 중국 안방(安邦)보험은 6일 오전 독일 알리안츠그룹과 한국 법인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밖에 현재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ING생명, PCA생명 등 보험사 인수 후보에도 중국계 자본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오르내린다. 보험 뿐이 아니다.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 자본은 은행, 카드, 증권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입질을 해대고 있다. 이 속도로 간다면 머지 않아 우리 금융권이 중국 자본에 좌지우지될 것이라는 공포감마저 생길 정도다.
여기에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통큰 베팅을 하는 반면, 어려워진 한국 시장에서는 가격을 후려쳐 삼키려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안방보험, M&A 단골손님으로 부상= 이번 매각 대상은 알리안츠그룹(알리안츠SE)이 보유한 한국 법인의 지분 100%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총 자산이 16조6510억으로 생명보험업계 11위에 해당하는 업체다. 매각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안방보험이 2000억∼3000억원 수준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안방보험이 국내 보험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안방보험은 지난해 2월 생명보험업계 8위 규모인 동양생명 지분 63.0%를 1조1319억원의 가격에 인수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알리안츠생명과 동양생명(22조5709억원)의 자산을 더하면 39조2219억원으로, 이는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NH농협생명에 이어 업계 5위에 해당하는 규모가 된다.
안방보험은 생명보험과 자산관리 등 종합보험과 금융 사업을 하며 중국 내에서는 5위권, 전세계 10위권 안팎의 대형 종합 보험사로 알려져 있다. 2004년 설립된 신생회사지만 인수ㆍ합병(M&A)을 통해 10여 년 만에 급성장했고,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최고지도자의 맏사위가 회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방보험은 2014년 뉴욕 맨해튼의 최고급 호텔인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을 사들이면서 세계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4년 우리은행 경영권 입찰에 단독으로 입찰하며 처음 존재감을 드러냈다. 동양생명 인수 이후 ING생명, PCA생명, KDB생명 등 매각으로 나온 보험사들의 인수 후보에도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심지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안방보험 우샤오후이 회장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카드 매각설에도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보험사 뿐 아니라 카드사 등 금융 전 업종을 M&A 사정권에 넣어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서운 대륙의 금융 굴기…“기대 반 우려 반”= 은행권에서도 외국은행 지점을 중심으로 중국계 은행의 국내 진출이 활발한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중국 광대은행(光大銀行)은 서울지점 신설을 인가 받았으며, 앞서 중국·공상·건설·교통·농업 등 5곳이 한국에 진출했다.
대주주는 아니지만 지난해 말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은행 컨소시엄에 중국 인터넷기업인 텐센트가 참여했다. 케이(K)뱅크 컨소시엄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관계사 알리페이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현재 국내 상장사 가운데 중국 투자자가 최대주주인 곳은 20여 곳에 달한다.
중국 자본이 한국 금융사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지리적ㆍ정서적인 거리감이 가깝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담이 크지 않은 인수 가격도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인수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입질을 해볼 만하다“면서 “향후 수익이 악화된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M&A시장에 매물로 잇따라 나오기 시작하면 중화권 자본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무기로 내세워 국내 금융시장에 영위하기 위한 라이센스를 획득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기회를 엿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에선 중국 자본의 공습으로 차이나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어려워진 보험시장에서 매물로 나온 업체를 인수할 곳은 중국 자본 밖에 없다는 게 현실이지만, 국내 기업들의 기술과 노하우가 유출될 수 있다“며 중국 자본의 국내 침투가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 스타우트 인수에서 한껏 가격을 올리며 통큰 베팅을 하더니 알리안츠 인수에서는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을 제시했다“면서 ”위기에 처한 한국 금융사를 중국 기업이 저렴한 가격에 집어 삼키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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