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마약같은 드라마’다. 안 보면 서운하고, 안 보면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지금 대한민국 안방은 ‘태양의 후예’ 광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히트작 제조기’ 김은숙 작가의 힘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증명됐다. 톱작가와 ‘스타파워’가 결합하니 여성 시청자들의 시선이 고정됐다. 재난현장이라는 특수 현장, 군인들이 주역이 되자 남성 시청자도 ‘태양의 후예’ 돌풍에 합류했다.

드라마 인기의 일등공신은 배우 송중기와 진구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여성 시청자는 송중기에 빠지고 남성 시청자는 진구에 빠진다”는 말로 ‘태양의 후예’ 시청층을 구분했다.

‘태양의 후예’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답변을 얻은 결과 실제로 그랬다.

송중기가 연기하는 유시진 대위는 한 마디로 여성 시청자를 위한 ‘완성형 캐릭터’다. “여성들의 로망이 완벽하게 구현된 캐릭터가 유시진”(윤석진 교수)이라는 시각이다.

육사 출신의 빛나는 외모, 알쏭달쏭하게 돌려말하지 않고, ‘군인 정신’으로 무조건 직진하는 시원시원한 사랑에 명대사가 줄줄이 탄생한다. 하재근 평론가는 “드라마 시청률의 일등공신은 송중기와 송중기가 만든 유시진”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특히 유시진의 돌직구 사랑은 ‘밀당(밀고 당기기)’에 지친 여성 시청자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하재근 평론가는 “그동안 ‘썸’이 유행이라 할 정도로 미디어를 통해 많이 노출됐다. 드라마가 그리는 유시진 캐릭터는 직업군인답게 지지부진하지 않고, 한 방에 쭉 가는 모습을 통해 여성 시청자에게 적극적이고 시원시원한 멜로라는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반면 남성 시청자들은 송혜교도 아닌 배우 진구에게서 이상적인 모습을 본다. 또 다른 판타지가 진구를 통해 그려진다. 진구는 특전사령관의 무남독녀로 육사에 진학하여 군의관이 된 중위와 사랑에 빠지는 서대영 상사를 연기한다.

30대 후반 한 개그맨은 지난 23일 자신의 SNS에 ‘태양의 후예’ 진구에대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진구는 원래 좋아했는데, 드라마에서 더 멋있다. 이게 진짜 남자지”라는 글이었다.

이 개그맨은 헤럴드경제를 통해 “내 여자가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이 해야하는 일에 충실하고,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하는 여자 때문에 죽지 말아야 한다는 결심을 하는 부분에서 절제할 줄 아는 남자다움이 보인다. 또 신분의 벽에 부딪혀 사랑하는 사람과엇갈리는 모습을 공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누구라도 계급사회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교수는 “진구가 연기하는 서대영은 인간적이면서 반듯하고 아픔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다.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하고 신분의 한계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도 외면하는 모습이 애처롭기도 하다. 남자들이 공감할 만한 캐릭터다”라고 말했다.

그 덕분에 구원(진구-김지원) 커플은 마침내 송송(송중기-송혜교)커플을 누르고 순간 최고 시청률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10회분에서 M3 바이러스에 감염된 윤명주(김지원) 중위를 끌어안은 서대영(진구) 상사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었다. 배경음악까지 배제된 채 숨소리와 진구의 눈물만으로 완성된 이 장면은 무려 36.9%(전국기준)까지 치솟으며 ‘최고의 1분’으로 남았다. 이날 방송분의 시청률은 31.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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