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VN지수 6.1%↑ 동남아 최고 외국인지분한도 사라져 진출 용이 M&A·IB강화 등 시장공략 박차 높은 대외의존도는 걸림돌 베트남을 향한 금융투자업계의 발길이 빨라지고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베트남의 성장성에 주목하며 현지 증권사 지분을 인수해 법인을 세우는 등 베트남 시장 공략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
베트남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처럼 외부요인에 취약하고 시장도 조금 더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부분은 위협요인이 될 수 있으나, 최근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성장성이 부각되며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투자처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왜 베트남의 매력에 빠졌나=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호치민거래소의 VN지수는 지난해 6.1% 오르며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고의 성적을 보여줬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세계 지수가 4.3% 하락한 것과도 대조된다. VN지수는 지난 1월 21일 연중 최저점을 찍은 이후 지난 16일(577.07)까지 10.5%가 올랐다. 블룸버그 전문가 10인의 조사에 따르면 VN지수는 올 연말까지 642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주식시장에 자금유입세가 지속됐고 지난해만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1억달러 순유입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주식시장의 성장은 베트남 경제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꾸준히 5~7%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유지해왔으며 올해도 6.4%의 성장이 예상된다.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2016~2020 경제사회개발 5개년 계획의 목표도 6.5~7.0%의 성장률을 유지하는 것이다.
인구구성도 경제성장에 유리하다.
이소연ㆍ이승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GDP의 약 70%가 소비로 이루어진 경제 구조와 주력소비계층(20~45세)이 전체 인구의 42%를 차지하는 매력적인 인구 구조로 대외환경의 변화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정부의 인프라 투자 기대, 국영기업 민영화, 외국인 투자지분 완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로 인한 파급효과, 중국보다 값싼 인건비 등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베트남으로 부르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정부는 증시 부양을 위해 외국인 지분 한도 확대를 발표했다. 외국인 투자 지분 한도는 기존 49%에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한해 100%로 장벽을 허물며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진출에 힘을 실어줬다.
▶리테일, IB… 국내 증권사들 다양한 진출전략 모색=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성장 잠재력이 큰 베트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7년 베트남 호치민 사무소를 개소한 한국투자증권은 2010년 베트남 현지법인 지분을 인수하고 KIS베트남을 설립했다.
설립 당시 베트남 증권사 순위 70위였던 KIS베트남은 지난해 말 시장점유율 7위로 올라섰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 입장에서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것은 사업다각화의 전략 가운데 하나”라며 “리테일 부문에 집중하며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 증권사 순위 ‘톱5’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달 24일 베트남 현지법인인 ‘신한금융투자 베트남’을 출범시켰다. 신한금융투자 베트남은 자본금 80억원의 중소형 증권사로, 국내 증권사가 베트남 증권사 지분을 100% 인수한 첫 사례다. 신한금융투자 베트남은 현지 고금리채권, 베트남 증시 상장지수증권(ETN) 등을 국내 투자자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투자은행(IB)역량 강화다. 신한금융투자 베트남은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IB비즈니스를 창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은 2007년 호치민에 현지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2009년 하노이지점을 열었다. 자본금은 3000억동, 고객자산은 5400억원, 고객 계좌 수는 1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 측은 “IB 및 현지 투자 건을 적극 발굴해 베트남 현지 국영기업의 한국 상장을 추진하는 등 업무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안정적인 자기자본 투자와 함께 IB, 리테일 부문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핵심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은 신규인력 채용 지속, 온라인 거래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해외법인간의 시너지 극대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도 지난 2009년에 베트남에 진출, 하노이에 NH CBV증권을 설립해 영업중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지화를 통해 베트남에서 안정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며 “현지화가 중요해 이에 집중하고 있으며 브로커리지 위주, 특히 온라인 위주의 비즈니스를 많이 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시장의 한계는= ‘넥스트 차이나’로 불리며 올해 글로벌 경제에 가장 주목받는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히지만 ,지난 2008~2011년 글로벌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베트남 경제도 위기를 맞았었다.
당시 살인적인 물가상승률에 동화(貨) 가치의 대규모 평가절하, 신용등급 하락, 경제성장률 감소 등의 위기를 겪은 바 있다. 국내에선 ‘베트남펀드의 몰락’이 언급되기도 했다.
이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비슷하게 대외적인 위협요인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베트남 경제의 대외의존도는 170%에 달해 한국(97%)와 비교해도 높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이 외부요인에 취약한 부분이 있겠지만 변동폭도 큰 만큼 리스크를 안고 가면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 증시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하노이거래소 종목 수는 380개, 호치민거래소는 306개 종목이 상장돼있다. 그러나 전체 시가총액은 620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증시는 블룸버그가 제공하는 16개 아시아 지역 증시 시가총액 기준 15위이며, 한국 증시 시가총액의 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에는 사무실만 놓고 영업하는 중소증권사들도 많고 아직 IB쪽으로는 시장이 성장한 것도 아니다”며 “베트남 주식시장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니고 한국과 비교하면 부족한 부분이 많아 시장이 좀 더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

